결국엔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그때는 몰랐었던 것 같아요. 5년 전 런칭했을 때에는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고 지나고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네요.
처음이라 몰라서 했던 도전 용기,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다 꺼내서 썼던 시간들, 고민들이 합쳐져서 온 우주가 나를 위해 도와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때 한 번만 오는 행운은 모든 지인, 가족, 고객, 업체, 유통사 등등 처음이라 할 수 있는 기대, 응원, 관심 등 그때 더 잘했을걸 놓친 고객분들, 실망을 주었던 분들 , 아쉬웠던 것들이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다시 그 행운을 찾아올 수는 없을까? 아쉽지만 지낫습니다. 에휴
왠지 모르게 갑자기 흘러버린 사업 5년 차에서 기분이 왜 센치해질까요? 얼탱없쥬? 남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바쁘고 사업의 규모를 늘리기 바쁜데 저희는 직원 한 명이 늘어나는 것도 직원 한 명이 또 그만하는 것도 아직 어색해요.
아직도 우여곡절 속에 살고 있는 저희는 다시 한번 더 도전하는 인생을 살아보려 합니다.
피피라는 브랜드를 다시 한번 더 리뷰해 보았을 때 우리는 재밌는 콘텐츠와 영상미, 아이디어 , 공감 가는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지만 파자마에서는 콘텐츠보다 제품의 후킹이 좋지 않다 판단하였습니다.
그렇다고 구매해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결코 퀄리티가 뒤쳐지거나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가격적 측면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십니다.
재구매율이 높지만 가격을 조금만 낮추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피피는 문득 궁금해졌어요.
파자마를 2만원 ~ 5만원 대로 팔고 있는 브랜드들은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길래?
그럼 한세트에 사입 원가가 7천원 ~ 2만원 이라는 건데..
중국OEM 또는 대량 생산 둘 중 하나로 맞출 수 있는 가격대라는 것을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지만 눈으로 직접 가서 보고 와야 겠어요. 이 귀로만 듣는 세상은 알 수가 없어요. 눈으로 직접 보고 오겠습니다.
처음엔 일단 원단시장에 갔어요. 시장의 규모에 한번 놀라고 와아 한국의 거의 10배 이상 되는 대륙의 규모인 것 같네요.
동대문의 원단이 중국에서도 많이 온다고는 하는데 올만합니다.
역시 중간자의 마진이 껴있으면 소비자의 가격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중국의 원단 가격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싸거나 한 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었고요.
소재적인 측면서도 더 좋은 퀄리티도 많고 종류도 많아서 재밌게 보고 왔어요.
모든 가격은 역시 규모의 싸움이네요.
구경을 너무 열심히 하느라 안에 사진은 못찍었어요 ㅎㅎ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 @kimjung0628)
중국의 파자마 도매 시장도 보고 왔습니다. 정말 같은 파자마의 실루엣, 기장, 디테일, 근데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중국스러움의 패턴들?
ㅎ ㅏ 저는 멋스러운 파자마가 좋은데요, 제 눈에 맘에 드는 파자마는 없네요. 근데 이 실루엣에 원하는 소재를 바꿔서 긴팔셔츠+긴바지+반바지 도합 3피스에 단돈 1만5천원에 완성품을 생산할 수 있다니... 잘만 보면 사업성 있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좋은거 같아요.
전 아직도 돈을 벌기엔 바보인가요 ? 눈으로 직접 보니 더욱더 저의 마음이 확고해집니다.
피피는 쉽게 가는 방향 요즘 잘 팔리는 스타일 패턴은 은은하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포근한 그런 파자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나도 한번 만들어봐???!!! 라고 생각했다가 ㅎ ㅏ 저는 역시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저의 추구미가 아니여요. 저의 추구미는 일단 멋!!! 그리고 어이 없겠지만 약간의 나사빠진 스타일? 병약미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또 헐랭헐랭하면서 그렇지만 또 왠지 모르게 포스가 느껴지는?? 한끝 포인트가 있어서 편안해보이지만 안편한 그런 이상한 추구미인데요. 그렇다고 너무 테토녀도 아닌 에겐녀도 아닌 병든 에겐테토녀 인가?? 에휴 모르겠다.
근데 문제는 이 말과 제 머릿속 이미지와 상상이 일치하지 않고 여러 이미지가 둥둥 떠다니는 상태라는 겁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새로운 패턴도 개발하고 새로운 느낌의 파자마도 개발해보면서 콘텐츠의 투자보다 제품의 투자를 해보려고 합니다.
결코 소비자들이 원한다던 싸게 만들어라의 충족은 못 해 줄 수 있어요. 마음에 드는 제대로 된 파자마를 만들어보려고요. 5년 만에 나오는 뉴 실루엣 뉴 파자마를 초심자의 행운처럼 다시 도전합니다.
무슨일이 일어난 걸까요. 사자 보이즈처럼 갑작스레 도움의 손길을 받게 되었어요. 감사하게도 피피가 이번에는 제품을 마음껏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정말 눈물이 흐르네요. 세상은 넓고 생각보다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도 많고 기회도 많이 있나봐요. 원하는 대로 이루어 지는걸까요? 제품에 투자가 필요한 타이밍에 제품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초보일때는 허둥지둥하고 왜 이렇게 몸이 바쁜건지.. 근데 또 막상 하다보면 별거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러다 또 실수하곤 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알게되는게 있어요. 바로 단순함의 원리입니다.
심플해지려면 고민과 시간을 많이 써야해요. 그것에 비례해서 깍고 깍아서 필요한 군더더기 없는 그 움직임, 필요한 딱 그 위치, 정말 엑기스만 남아서 하는 그 심플한 하나의 무언가가 우리에게 전달되어 감동이 오는것 같아요.
단순하지만 명확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 방향을 저희는 고민해요.
지금 현재 많이 지저분해져 있는 것을 다시 쳐내고 필요 없는 부분은 지워내고 골라내는 작업을 티가 안 나지만 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길어서 다음편에서 다루어볼게요.
저희는 수면 밑에서의 보이지 않는 일을 어쩌면 더 많이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결국 뾰족하게 하는 방법밖에 우리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라서 이것이 어쩌면 저희에게 최선의 선택이고 둘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가 아닐까 싶어요.
아 중요한 스케줄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 8월 7일 - 10일까지 코엑스 B홀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URBAN BREAK 2025 에서 장우혁 님의 유나이티드 워커스와 퍼즈플리즈가 함께 합니다. 지난번 장우혁님의 구매로 인연이 되어 새로운 형태의 콜라보가 되었어요. 많 관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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