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누룩

체험과 산업

by 하얀술

요즘 전통주 체험 프로그램에서

발로 밟아 만드는 떡누룩(병누룩) 장면을 자주 봅니다.


보기에는 재미있고, 참여자들도 즐겁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체험과 산업은 다릅니다.


누룩은 단순한 반죽이 아니라

술을 만드는 발효 스타터(미생물 배양체) 입니다.


발효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려면

누룩 안의 미생물 균형과 구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발로 밟는 방식은

위생 관리가 어렵고, 내부 구조가 과도하게 압축되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발효 품질의 편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양조 현장에서는

누룩의 밀도, 공기층, 발효 환경을 고려하고

훨씬 정교하게 제조합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발로 밟는 것이 전통의 핵심 공정은 아닙니다.


한국의 전통 누룩은

틀을 이용하거나 손으로 성형하고

발효실에서 관리하며 만드는 방식이 중심이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전통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발로 밟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체험은 체험이고

양조는 산업입니다.


전통을 이해하려면

보여지는 장면보다

발효의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전통은 퍼포먼스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축적된 기술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