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이해하기
동아시아의 곡물발효주는 크게 한국계, 일본계, 중국계, 티벳·청장고원계, 대만 원주민계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핵심 축은 결국 탁하게 남기는가, 맑게 여과하는가, 되직하고 농후한 상태를 유지하는가입니다. 한국의 공식 품질인증 설명도 탁주를 “침전물을 거르지 않은 cloudy grain fermented beverage”, 약주를 “탁주를 여과한 clear grain fermented beverage”, 청주를 “찐 쌀·누룩·물로 빚어 여과한 clear refined beverage”로 설명합니다. 
한국은 비증류 곡물발효주를 이해하는 기준점입니다. 전통적으로는 탁주·청주·소주로 크게 나뉘었고, 비증류주만 남기면 탁주(막걸리·동동주 계열)와 맑은 곡물발효주(약주·청주)가 중심입니다. 막걸리는 대표적인 탁주이고, 이화주는 배꽃 필 무렵 담그는, 빛깔이 희고 된 죽처럼 되직한 농후 탁주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맑은 술과 탁한 술의 구분이 매우 선명합니다. 일본의 세이슈(청주, sake)는 법적으로 쌀·쌀코지·물로 빚고 filtered한 술입니다. 반면 도부로쿠는 압착하지 않은 탁한 술이고, 니고리자케는 거친 망으로 한 번 눌러 짜서 고형분이 일부 남는 cloudy sake입니다. 그래서 한국 막걸리와 가장 가까운 일본 술은 보통 도부로쿠이고, 니고리는 탁해 보여도 제조상으로는 부분여과형 세이슈에 가깝습니다. 
중국의 중심 계통은 황주(黃酒)입니다. 학술 리뷰에 따르면 황주는 쌀·찹쌀·기장/조 같은 곡물에 wheat qu 또는 yeast를 써서 발효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소흥주 같은 황주를 동아시아의 대표적 맑은 곡물발효주형으로 보면 이해가 쉽고, 지우냥(酒酿)·라오자오(醪糟)·티엔미지우(甜米酒) 계열은 저도·달고·곡립감이 남는 농후형 발효쌀술로 따로 묶는 것이 좋습니다. 
티벳·청장고원권의 대표 비증류 곡물발효주는 창(Chang, Chhaang)입니다. 브리태니커는 이를 barley beer로 설명하고, 티벳 음식 항목에서는 창을 mildly intoxicating, thick and white, sweet and pungent하다고 설명합니다. 또 학술 초록은 청장고원의 highland barley wine이 현지 Qu와 청커(티벳 껍질없는 보리)로 발효된다고 정리합니다. 그래서 티벳권은 쌀술 중심이라기보다 고원보리 중심의 탁한 곡물발효주 문화권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대만은 동아시아 곡물발효주 지도에서 빼면 안 됩니다. 학술 자료는 대만 원주민 사회의 전통 알코올 음료를 주로 찹쌀이나 조(millet)로 만드는 음료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대만은 중국 황주 계통과는 별개로, 원주민의 조·찹쌀 발효주 문화가 살아 있는 지역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몽골까지 동아시아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있지만, 몽골의 대표 전통 비증류주는 airag/koumiss이고, 브리태니커는 이를 mare’s milk로 만든 약한 알코올 음료로 설명합니다. 즉 몽골 대표주는 곡물발효주가 아니라 유주 발효주이므로, 이번 정리에서는 본류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습니다. 
정리하면, 동아시아의 비증류 곡물발효주는 이렇게 보면 가장 이해가 쉽습니다.
비여과 탁주형: 한국 막걸리, 일본 도부로쿠, 티벳 창, 대만 원주민 조·찹쌀주.
여과 청주형: 한국 약주·청주, 일본 세이슈, 중국 황주.
중간·농후형: 한국 이화주, 일본 니고리, 중국 지우냥·라오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