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4절기

상강(霜降)

보리파종

by 하얀술

상강(霜降)


된서리가 내려 천지가 눈이 온 듯 뽀얗게 뒤덮히는 때다. 이때쯤이면 각 시·군의 엽연초조합에서 잎담배 수매가 시작된다.과거 수입담배가 들어오기 전 잎담배가 제값을 받을 때는 담배수매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그 지역은 흥청거렸다. 담배 등급을 판정하는 심사관들이 묵는 여관에는 조금이라도 나은 판정가를 받으려고 술 접대가 한창이었고 수매가 시작되는 날이면 목돈을 쥔 사람들을 유혹하는 장사꾼이 도처에서 모여들어 흥청거렸다. 목돈을 손에 쥔 농민들은 할 일없이 어슬렁거리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더러는 제 기분에 취한 나머지 일 년 고생해 지은 담배값을 기생집이나 사기꾼에 홀라당 털리기도 했다. 상강은 보리파종의 적기이다. 가을 추수가 끝나기 무섭게 이모작 지대인 남부지방에서는 보리파종에 들어간다. 보리파종이 늦어지면 동해(凍害)를 입을 우려도 있고 수확량도 급감한다. 또 보리파종이 늦어지면 이듬해 보리 숙기가 늦어져 보리베기가 지연되고 보리베기가 지연되면 모내기가 늦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이 시기를 놓칠까봐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논갈이 및 가을보리 파종, 마늘 심기와 양파모종 이식도 이맘때가 절정이다. 일손이 많이 가는 마늘농사는 집집이 모여 품앗이 형태로 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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