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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Feb 10. 2024

설과 정월 대보름

차례상과 귀밝이술

설에 먹는 만두

정월 대보름에 먹는 귀밝이술


조상을 기리는 차례와

산사람의 평안을 기원하는 귀밝이술


아버지 소천 후 첫 차례를 준비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만두 - 복쌈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본다.


만두의 기원을 찾다보면 중국의 제갈공명 기원설과 고려의 쌍화점이 반드시 언급된다. 기원의 타당성은 학자의 몫으로 남기고 쌍화점을 살펴보자.


"쌍화점에 쌍화사러 갔더니/ 회외아비가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말이 가게 밖에 들고 나며/ 조그만 광대새끼 네 말이라 하리라." 


쌍화점에 갔다가 회회아비와 눈이 맞아 밀회를 즐기는데, 이 소문이 밖으로 나면, 쌍화점에 드나들던 조그만 광대녀석이 떠들고 다닌 것으로 여기겠다며 다짐하는 노래이다.


어쨌든 이 고려가요 속에서 만두, 즉 '쌍화'는 회회아비가 팔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쌍화점에서는 몽골지배 시기에 위구르나 아라비아 이주민을 지칭하는 '회회아비'가 쌍화점 주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즉 유목민족의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전통적 음식을 고려에 와서 팔고 있는 것으로 유추핦수 있다.


만두는 밀의 재배가 용이했던 수메르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밀재배가 쉬운 메소포타미아나 터키 등 지방에서 유목민인 목동들이 들판에 나가 가축을 돌보기 위해 '간식'으로 음식을 싸서 나가게 되고, 그때 가져갔던 음식이 만두로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이름이 '만트'였는데, 이것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만두'가 되고, 우리나라에선 '상화(霜花, 만두찔때 김이 서리고, 만두의 매듭이 꽃잎 같아서 붙여진 이름)'로 불리웠을 것으로 유추한다.


우리나라 만두 기원설도 다양한 편이나 이 역시 학자의 몫으로 남겨두자. 어찌되었든 만두는 고려시대 원나라의 지배가 시작된 후 급속히 우리나라의 고유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고려시대 만두가 얼마나 인기 있었던 음식이었는가에 대해선, 충혜왕 시대 등장한 '만두도독'의 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충혜왕 시절, 궁궐 주방에 들어와 만두를 훔쳐먹던 도둑이 있었고, 이에 왕이 '그 도둑을 죽이라'고 명했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밀가루 재배가 용이하지 않았던 만큼 만두는 귀한 음식으로 취급되었다.


심지어 세종실록에는 태상왕 태종의 수륙제를 앞두고 "(행사 참석인원들의 밥상에) 만두, 면, 병 등 사치한 음식은 일체 금단하소서"라는 상소가 등장한다.


만두 훔쳐먹다 죽는 도둑도 등장하고, 왕실제사임에도 사치한 품목으로 거론된 만두이고 보면, 전통적으로 최상의 고급 음식이었던 셈이다. 


중국에서는 '만두', '포자', '교자'에 '군만두', '튀김만두'까지, 거기에 빵 종류로 '꽃빵', '찐빵'으로, 거기에 전과 함께 떡병의 한자를 써서 '메밀전병'등 각종 '전병'으로 분화 발전해 왔다. 또 중국 남부의 쌀 재배지역에서는 '딘섬' 등의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중앙아시아의 만두가 서양으로 건너가면서는 이탈리아의 '라비올라', '깔조네' 등이 되고, 남미대륙으로 건너가서는 '또르띠야' 등으로, 몽골에서는 '보츠', '호쇼르' 등으로 변화되었다.


이렇게 만두는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에서 간식 형태로 생겨난 음식이 중국과 동양으로 퍼지고, 또 한편으로 이탈리아와 남미 등 서양으로 퍼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음식으로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때, 우리에게 최고급 사치음식으로 취급되었던 만두는, 설날에 떡국과 함께 먹고, 간식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음식이다.


특히 북방 유목민족과 가깝고, 산악지방에서 재배하기 좋은 메밀 등의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추운 북한 지방에서 발달하게 되어, 북한 지방의 대표음식으로 자리잡게 됐다.


2024년 현재

우리는 설에 만두를 먹는다. 복주머니처럼 만든 만두는 복쌈의 의미가 있다. 한해의 복을 기원하는 음식으로 돈(엽전)이 많이 들어오길 축원하는 동전 떡국과 복을 기원하는 복쌈 만두로 새해 절기 음식을 먹는다. 한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첫 축원이다.


정월 대보름

설에는 죽은 조상의 명복을 비는 차례상을 차린다. 정월 대보름에는 산 사람들의 평안을 위한 날이다. 한해를 든든하고 풍요롭게 지내고자하는 바램으로 가을에 추수한 곡식 중에 가장 좋은 곡식들로 오곡밥을 짓고 나물 반찬을 고루 준비한다. 부럼을 깨면서 탁한 기운을 물리치고, 가장 좋은 쌀로 빚은 귀밝이술을 온가족이 밥 먹기 전에 나누어 마시면서 한해의 평안을 기원한다.


국민 귀밝이술

귀밝이술은 하얀술 스파클링을 추천한다. 내셔널트러스트 람사르습지 지정 강화 논습지에서는 멸종위기의 매화마름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매화마름과 공생하며 자라는 삼광쌀은 무농약이다. 올해부터 하얀술은 매화마름 논습지에서 수확하는 쌀로 귀밝이술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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