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사진의 유행
필름 카메라가 유행이다.
날것의 아날로그랄까?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새로운 형태의 필름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
그것은 과거의 필름 사진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금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필름 사진은
지극히 비 기술적인, 디지털의 고선명 사진과는 다른,
저화질과 선명하지 않은,
거기에 연예인 팬덤이 한몫 더 하여
연예인이 쓰고 있는 필름 카메라와 필름 사진은 순식간에 대 유행을 탄다.
지금 20대는 사진기가 아니라 폰카에서 사진을 접한 세대이다.
그 세대에게 사진 기술이란 의미 없고
오직 바로 보이는 결과 그 자체만으로 사진을 소비한다.
그런 세대에게 사진의 다음 단계는 미러리스나 DSLR이 아닌
저렴한 일회용 필카, 다회용 필카, 자동 필름 카메라로 넘어간다.
그러니까 과거 사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사진 소비 양상이다.
과거가
필름 카메라-디지털카메라-DSLR 카메라-미러리스 카메라의 과정이었다면
지금 20대에겐
폰카+일회용, 다회용 필카인 셈이다.
그러니 과거의 필름 사진과 지금 20대에 유행하는 필름 사진은 다르다.
필름 사진은 20대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필름 사진은 304050세대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더불어 유행하고 있다.
필름 사진은 20대 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뉴스에서는 필름 카메라가 MZ 세대들의 유행인양 기사를 쓰곤 하는데
이미 코로나 10 팬데믹 이전부터 3040들에게는 사진 생활의 마이너에서 꾸준히 그 소비가 늘어가고 있었다.
덕분에 필름 카메라는 엄청난 가격 상승을 했다.
대신 필름값은 2000원대 초반이었기에 충분히 즐길만했다.
하지만 코로나 10 팬데믹과 함께 필름값마저 어마어마하게 가격 상승을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필름 사진 입문자에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비싼 취미가 되었다.
어쩌면 이런 경제적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필름 사진을 경험해보고는 싶지만 필름 카메라가 너무 비싸진 나머지
그나마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회용 필카가 20대 사이에서 유행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했을 거라 생각한다.
MZ 세대들에게 있어서 필름 사진이란
저렴한 일회용 필카의 플라스틱 렌즈와 매우 깊은 심도에서 어쩔 수 없이 플래시를 터뜨려야 하는
그런 사진 결과물의 필름 사진이다.
필름 사진은 디지털 사진만큼 선명하고 결과물이 놀랍다는 걸 기존 유저들은 잘 안다.
여기에서 생기는 필름 카메라와 사진 성향에 있어서의 세대차이는 어쩌면 시대 성격상 당연한 결과물인 것 같다.
요즘 '취미사진'이란 개념은 사라지고 '사진 찍기'로 바뀌고 있다.
이 말은 사진이 더 이상 취미로만 즐길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일상에서 늘 즐길 수 있는 생활 그 자체인 것이다.
폰카로 사진을 제일 먼저 접하게 되고
과거처럼 사진 기술이나 카메라 다루는 기술 따위는 필요 없다.
폰카 사진 잘 찍고 보정하는 법이 생겼다.
사진의 대부분이 SNS를 통해 소비된다.
과거처럼 사진기를 사서 기술을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하며 사진을 찍고 사진카페에 올리고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는 방식은 거의 사라졌다.
사진은 이제 일상 그 자체가 되었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서
과거 취미 사진가와 요즘 폰카 사진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괴리감은 의외로 크다.
지금은 사진을 찍기 위해 따로 모이지 않으며
과거 사진인들은 혼출이 생활화되었고
폰카는 누구나가 찍을 수 있으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사진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대이다.
올드 세대는 폰카도 카메라냐라며 사진기로 인정하지 않고 전통방식의 사진 기술을 중요시한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굳이 좋은 미러리스 놔두고 돈 들여서 필카로 사진을 찍을 이유가 있느냐는 의견도 강하다.
그러니까 지금은 시대변화의 과도기이며 그 정중앙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사진이 각각 존재하는 그런 시대.
당연히 미래는 폰카가 사진과 더불어 동영상 시장을 장악할 것이며
지금 SNS만 봐도 이미 그 변화가 한창이다.
불과 몇 년 전, 사진이 전부였던 인스타그램 서비스도 지금은 릴스라는 동영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거대한 사진 흐름 속에서
필름 사진은 다시 불붙고 있다.
2022년 하반기, 미국 필름 시장 조사에 따르면
필름 수요는 전 년 대비 3배 이상 급속도로 증가했으며
사라지고 있던 필름 생산은 그 수요를 감당해내기 힘들어
저가형 보급형 필름을 다시 생산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필름 시장은 '아날로그'라는 유행과 함께 전 세대에 걸쳐 다시 유행하고 있다.
각 세대마다 서로 다른 방식의 필름 사진 유행이지만
어쨌든 필름 소비는 같고 필름 시장은 다시 커지고 있다.
2023년을 코앞에 둔 지금,
필름 사진을 찍어 볼 이유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다.
지금이 필름 사진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