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여자가 자기는 꽃이 좋다며 동네 마당가에 심긴 꽃잔디 한 주먹을 떼어가겠다 떼를 쓴다.
마치 머리에 구멍이 난 것처럼 꽃잔디 파란 밭에 흙이 드러났다.
기분이 나쁘지만 이웃이니 참을 수밖에 없다.
반칙이라고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왜 화를 내냐며 흥분하지 말고 릴랙스 하란다.
그 말에 진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웃집 여자는 그냥 한마디 했을 뿐이라고 한다.
정말 꽃잔디를 캐가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한다.
여자는 의뭉스럽고 선문답 같은 말로 자신의 감정을 대신한다.
어떤 사람은 슬픈 이야기가 아닌데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한다.
나는 삿되고 망령된 말이라고 일갈한다, 비록 마음속에서였을 뿐이지만.
나는 여자의 말에서, 행동에서, 태도에서 진작에 읽었다.
문제는 읽힘이 남에겐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