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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엔진 May 02. 2021

좋은 회사의 조건 - 1

당신은 프로세스 속에서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

어제부터 현직 창업가 및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의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매월 1권의 책을 읽고, 지정된 날짜에 4시간 동안 집중된 토론을 하는 모임이다. 세상의 어떤 정답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이를 통한 관점의 다양화를 통해 자신의 삶에 적용해볼 지혜를 다듬어가는 구조다. 어제의 생각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좋은 회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있을 수 있고,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지라도 구성원들은(창업가도, CEO도 구성원에 속한다) 자기가 서있는 위치에 따라서 모두 이를 다르게 바라본다. 


 2. 각자의 서있는 위치에 따라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 이에 따른 성과보상은 모두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 이 구조로 인하여 방향성은 같은 곳을 바라볼지라도 이 방향성으로 나아가는 시계열적인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상황을 아름답게 해석하게 될 수도, 또는 전혀 다르게 비극적으로 해석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3. 그렇기에 완벽한 정답은 존재할 수 없다. 마치 누군가는 공식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 공식도 어떤 회사, 그 회사 내의 특정한 조직과 직무, 또 그 시점의 시장환경에 따라서 순간의 정답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영원한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이것이 계속해서 혁신하고 변화를 관리해가야하는 이유일 수이 있다) 


4. 또한, 회사가 커질수록 이해관계의 복잡성은 단선적일 수 없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단선적으로 사고하는 순간 모든 해결책은 대결적 구도가 될 수 밖에 없고 조직 내에서도 반드시 승자와 패자의 위계관계가 생길 수 밖에 없다. 


5. 규모가 커질수록 가장 경계해야 하는 사고 방식은 규모로 인한 핑계에 숨어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내가 취할 수 있는 이해관계만을 챙기려고 하는 마음가짐이다. "이걸 내가 어떻게 해결해?" 라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지만 그 마음 속에는 언제나 이 질문으로 자기 스스로의 부족함과 노력하지 않음의 방어기제를 만드는 것. 이것은 그 개인 스스로에게도 문제를 일으키지만, 개인의 합이 결국 조직이기 때문에 이런 구성원들이 많아지면 조직 역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6. 이것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어떤 시그널들은 실존한다. 


7. 대표적으로 인사명령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이 반응이다. 누군가 어떤 팀에 발령이 났는데, 다른 사람이 그 사람에게 "너 무슨 잘못했니?", "거기 가서 어떡하니....?" 와 같은 반응이 나온다면 해당 조직은 이해관계를 잘못 설정해서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8. 왜냐하면, 회사의 일이라는 것은 어떤 개인, 특정 조직이 전부 감당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조직의 구조와 직무의 구분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생산적인 해결을 위해서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각 조직 및 직무는 "위계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9. 그러나 이것을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소통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직관적으로 인간은 위계관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10. 전략을 수립한다. 이를 위해 시장을 조사하고, 리스크를 분석한다. 승인을 받고 자원을 배분한다. 실행 역할을 배분한다. 그리고 실행한다. 실행결과를 분석하고 유지 또는 개선 또는 포기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따른 성과를 측정한다. 당연한 구조지만 저 모든 문장에서 세부적으로 표현되는 것들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어떤 위계관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7번과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11. 모든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는 없다. 완벽하게 HR이 작동하여 채용시점에는 완벽한 포지션의 인원을 세팅할 수 있을지라도 하루만 지나도 시장 환경 및 사람은 계속 변화하기 떄문에 결정 시점의 완벽함은 내일 다시 불확실성을 변화하기 때문이다.  


12. 최적화된 직무에 모두 만족하는 수준의 권한과 책임, 성과를 만들어줄 수 없기 때문에 좋은 회사는 역설적으로 구성원들의 이런 요구사항을 빙산의 일각처럼 노출되거나 요구되는 부분을 1차원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1차원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바다 아래 보이지 않는 빙산의 아랫부분 처럼 숨겨진 요소를 파악하고,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공통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13. 많은 회사들은 이를 위해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미 소통을 할 수 없는 문화거나, 소통의 목적인 수면 아래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 아니라 해도 "소통 자체를 성과" 로 생각하고 끊어진 프로세스로 운영하면 사실 하지 않는 것만도 못하다. 처음에는 "와, 우리 회사가 이런 것도 하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계속 소통 자체만을 강조하고 해결되는 것이 없다면 다시금 더 큰 패배의식과 불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14.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 좋은 회사에 대하여 절반의 정답이라도 찾아보려고  한다. 


"나이는 벼슬이 아니라 책임의 양이다" 라는 드라마 빈센조의 대사. 


빈센조의 띵언 - 출처 : 송중기팬채널[Ki Aile]


공식적이던 비공식적이던 회사와 관계있는 위계의 상위에 있다는 것을 책임의 양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것 


15. 다만, 위계를 착각하지 말자, 공식적인 직급과 권한만이 위계가 아니다. 20년차 선배가 A직무에 대해서 경험이 하나도 없다면, 그것을 경험한 1개월차 신입사원도 A직무에 대해서만은 20년차 선배에게 직무경험의 위계에서 상위에 있는 것이다.  


16. 그런데 신입사원은 "보호의 대상"으로만 인식되거나 그 경험을 전부 무시당하는, 아직까지는 스스로 확립한 정성적 권위가 없다는 이유로 폄하된다면, 20년차 선배는 쪽팔리다는 이유로 배우는 것을 주저하거나 신입사원의 말을 "라떼는 말이야" 라는 소리나 "예전에도 그렇게 했었지만 안됐다" 소리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곳이 아니야" 라는 이야기로 특정한 상황에 대하여 위계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여 대응한다면 그런 회사를 좋은 회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장황하게 썼지만 내가 현 시점에서 생각하는 구성원들 모두에게 인식되었으면 하는 좋은 회사로써의 절반의 정답은 아래와 같다. 


일은 위계가 아니라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성과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발생하겠지만,
프로세스 자체에서는 구성원들이 어디에 위치하더라도
모두 동등하게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 




이 원칙이 명확하게 확립되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일부가 책임지고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이런 모습은 새로운 도전의 관성을 높일 뿐이다) 실폐사례를 더 투명하게 공유하고 학습하고 조직 전체가 내일은 더 강하고 생산성있는, 그 모든 프로세스에서 어제의 프로세스보다 더욱 동등하게 존재받고 Silo를 파괴해가는 회사.  


이것이 좋은 회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정리해본다. 과연 1년 후의 나는 이 기록을 보며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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