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뭔가 새로운게 나온 것 처럼 말해봐야 헷갈리기만 할 뿐
요즘 어디가나 메타버스 얘기가 나온다. 일단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어를 이해해야한다. 그럼 이 단어의 현 시점의 일상적인 정의를 보자
메타버스란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다.
개인적으로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뭔 소리여...?
비트겐슈타인이 "매일 사용되는 언어를 바탕으로 철학을 성찰하여야 한다"고 얘기했던 것처럼 비즈니스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런 문제는 계속해서 야기된다. 철학이 일상 속에서 벗어난 문맥을 얘기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이미 존재하던 정의를 조금 더 상세하게 풀어서 "재정의"했을 뿐인데, 그것이 마치 완전히 새로운 것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점점 이러한 의제를 현실과 괴리시켜버린다.
철학과 다르게 비즈니스는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에게 여러가지 복잡한 구조의 "이익"을 제공하기 떄문에 어떤 개념을 "신규로 정의" 해버리는 것 자체가 결국 초기에 누군가에게는 즉시 돈이 되고, 기존 레거시에 저항하며 자신의 포지션을 개선해야하는 비즈니스 세계 내부에 이해관계자에게는 아주 좋은 명분을 제공한다.
즉,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없더라도 이미 우리는 "이익"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 여기서의 이익은 단순히 "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뤄내는 것"도 관점에 따라서는 그걸 추진하는 자의 이익이다. 즉, 돈을 쫓지 말고 돈이 따라오게 하라고 얘기를 하지만 결국 돈이 안되면 추진 동력이 약해진다는 것에 대한 현실인식을 명확히 가진 사람이 휘둘리지 않고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를 둔 상태에서 우리는 이익이 되는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각자 뭘 하고 있는지 전부 공유하지 못하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왔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연결성, 진보되는 기술이라는 결과가 있었을 뿐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타이밍을 잘못 잡았거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주체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뿐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것이 "소비자가 수용가능한 수준의 서비스 + 구매가능한 가격" 을 기업이 제시할 수 있을만큼 "생산비용" 이 합리적이 되면 비로서 시장이 거대해지기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만들어내자마자 돈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사적인 흐름에서 특정 타이밍을 잡은 "특정 기업"의 아주 지엽적인 사례일 뿐이고, 이런 흐름이 만들어질 때는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해당 시점에는 잘 모르겠으나 관련 "요소 기술"들이 처음에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미래의 큰 이익을 기대하면서 투입되는 자본에 의해서 시장이 태동할 뿐이다.
이것도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돈을 버는 기업이 R&D라는 명목으로 미래를 준비하던가" / "돈을 버는 기업이 직접 못하겠으니 일단 투자하던가" / "투자자본이 이익이라는 자신들의 본업의 이익을 위하여 투자하던가" 라는 3가지 정도의 구조에서 시장 태동을 이끌어갈 뿐이다.
즉, 메타버스를 이해할때도 본질적인 구조에 대해서는 복잡하게 이해할 필요 없다. 본질은 단순하게, 그리고 그 구조에서 내가 취할 이익은 무엇인가를 전략적으로 정하고 빠르게 실행하면 될 뿐이다.
아래의 이미지를 참고하여 현재 시점의 서비스만 보더라도, 각 서비스를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이미 기존에 제공하고 있던 서비스의 제공 방식에 대한 다변화/개선이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굳이 이게 뭔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익"으로 치환될 수 있는 이야기에 경도되어 혼선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언제나 중요한 질문은 "메타버스" 라는 자리의 단어만을 시대의 흐름에서 얘기하는 것에 따라 바꿔가면서 아래의 질문에 답을 정의하고 (그것이 정답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가 현재가 되는 시점에 결과로써 알 수 있을 뿐) 실행해야 할 뿐이다.
나는 "메타버스"라고 사람들이 통칭하는 시장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왜 해야하는가?
단어의 정의의 범위 떄문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는 지금까지의 새로운 용어 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으로 정의되고 있는 것은 그냥 아래와 같은 이유다.
너무 넓게 정의해서 아무거나 가져다 붙여도 대충 말이 된다.
이미 옴니채널이라는 정의를 통해서 많은 기업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Seamless 한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 메타버스에 가상으로 올려서 현실감 있게 "거울세계"로 구현한 공간은 대체 무엇일까? 디지털 채널인가...? 오프라인 채널인가....?
TV중계를 하는데, 메타버스의 용어가 없을 때도 중개 자체에서는 AR 기반의 추가적인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었다.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상 세계에 접속하는 경험을 통해서 추가적으로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겠으나 이 역시도 디테일로 들어가보면 골프라는 경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관전을 하는 갤러리의 사용자 경험 특성상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주는 방식은 어느 정도 말이 되는데, 굳이 야구나 축구는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인가?
아... 물론 테크가 엄청나게 발전해서 야구/축가와 같은 경기에서도 내가 직접 필드 플레이어 관점에서 같이 뛰어다니는 경험까지 줄 수 있다면 굉장한 서비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프로선수가 특정 장비를 착용하고, 이를 Real-Time 으로 동시적으로 구현해야하기 때문에 5G도 아닌 6G에 엄청나게 현실감이 있는 상황을 구현할 수 있는 HMD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GPU의 성능과 더불어 이를 몰입감있게 구현하는 엔진 기술 역시도 지금보다는 "비용 합리성을 가지고" 구현해야 한다.
위에서는 머리가 복잡하신 분들로 인하여 약간 부정적으로 표현했지만 조금 더 고급스럽게(?) 메타버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지금까지 복잡해지는 경영환경에서 이 모든 변화관리를
"파괴적으로 하나로 통칭하여 연결할 전략적 단어"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어떤 고객 경험을 줄 것인가"라는
전체를 통칭하는 한 문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 물론, 이 아젠다를 주도하면 내가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유사 이래 당연한 목적이 함께 하고 있음은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무언가"가 생산되서 "고객"한테까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지 정리하고, 해당 밸류체인에서 무엇을 할지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하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사실 이 내용을 쓰기 위해서 오늘 쓰는 글을 밑밥(?)일 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옴니채널도, AI도, 블록체인도... 뭐 하나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은데 갑자기 툭 튀어나온 메타버스로 인해 혼선을 겪고 있는 많은 실무자들을 애도하며 1편을 마친다.
추신 : 글 발행하려고 하니까 브런치 키워드에는 "메타버스"를 설정할 수가 없다. 카카오는 국내 메타버스 서비스의 핵심 기업으로 손 꼽히는데 참 요지경인 세상...'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