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줄이면 뒤쳐질 것 같고
방향을 바꾸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속도도 방향도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죽도록 힘이 들고 숨이 차는 순간에는
보폭을 조금만 좁히면 숨이 쉬어진다.
보폭이나 팔을 휘두르는 일, 디딤발의 각도, 머리가 향하는 방향 등
달리기를 잘할 수 있는 수많은 요소를 생각해보면
속도만이 달리기의 재능은 아니다.
그러니까 한 걸음에 멀리 나아가려는 욕심을 줄이면
조금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으니
보폭을 좁히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시 스퍼트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
대신, 결승선 앞에서 만큼은 죽을 각오를 하고 달려야 한다.
팔을 세차게 휘두르고 앞꿈치로 땅을 파내듯이,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밀치며 허벅지가 끊어질 지경이 되도록.
후회가 없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