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물들의 갈등관계가 아주 촘촘하고 첨예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선 파트1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좋았던 점은 인터넷 좀만 돌리면 줄줄이 사탕처럼 나올 테니 개인적인 아쉬움만 적겠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악인들의 죗값에 따른 형별의 종류다. 악인 5인방은 죽음, 법적처벌, 신체적 처벌을 골고루 분배받았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최악의 고통일 수 있는 신체적 형벌을 작가는 최혜정에게 안겼다. 최혜정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그녀를 굳이 옹호하고 싶은 이유는 유일하게 악행을 이해할 수 있는 입체적 캐릭터로 서사가 부여되었기 때문이다. 소원대로 결혼하지만 세탁소만도 못한 시집살이 정도가 적합하지 않았나 싶다.
더 황당한 건 박연진이다. 예상대로 모든 걸 잃고 살인죄로 법적 처벌을 받았다. 아쉽다. 신체적 처벌을 누군가 받았어야 한다면 메인 빌런인 박연진이었어야 옳다. 앙갚음식의 화상이 유치했다면, 어린 동은이가 오버랩되듯 비명을 지르고 고통에 타들어가는 장면이 하나라도 나왔어야 조금이나마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로 남지 않았을까. 그저 미친년처럼 감옥에 갇혀 기상예보를 하는 정도론 성에 안 찬다.
대부분 손에 문제가 생기거나 죽음을 예상했던 이사라는 감옥행으로 끝났다. 많은 이들이 처벌이 약하다고 하지만, 이 부분은 글쎄. 이사라는 마약만 걸린 게 아니라 살인미수죄가 같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나오진 못할 것이고, 어차피 평생 떠돌다 다닐 섹스영상 유출에 극심한 마약중독이라 명이 길지 않을 것이라 본다.
연진모가 자신이 살겠다고 비정하게 연진을 버리는
모성도 감정선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광끼만 나왔지 삐뚠 모정을 보여주는 서사가 사전에 전혀 깔려있지 않았는데, 심지어 고2딸의 첫 번째 살인도 무작정 막아주던 엄마가 갑자기 그렇게 쉽게.
후반부 주여정과 에덴 할머니의 서사도 너무 불필요하고 생뚱맞았다. 차라리 유튜브 뇌피셜처럼 윤소희 할머니로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매끄럽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론 파트 2보다 1이 훨씬 나았다고 생각하고 특히 결말이 속 시원하지 않았다는 평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인기를 끈 드라마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만든 작가, 피디, 배우,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