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가 쓰는 그리스 신화
헤파이스토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을만 합니다.
그리스 신화를 통틀어 추남중의 추남으로 꼽히는 인물인데 천하 제일의 미녀 아프로디테를 아내로 맞았지요
미녀와 야수 이야기의 원전이라고도 불리는 헤파이스토스, 그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탄생 비화를 들여다보면 그 신의 역할과 특성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헤파이스토스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그리고 왜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이야기가 있어 헤파스트소스를 단번에 짐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는 헤파이스토스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이리저리 따지지 않고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라고 전제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천하의 으뜸신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의 아들인데도 불구하고 헤파이스토스는 태어날 때부터
아주 못생긴 데다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었습니다.
헤라는 헤파이스토스의 그런 모습을 견디다 못해 헤파이스토스를 발로 걷어차
올림포스 궁전에서 아래로 밀어버리지요.
헤라의 발길질에 채인 헤파이스토스는 9일 낮밤을 하강하여 에게해 렘노스 섬 근처에 떨어졌습니다.
운좋게도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헤파이스토스를 발견하고 그를 지극정성으로 키웠지요.
남다른 손재주를 지닌 헤파이스토스는 테티스가 마련해준 대장간에서 온갖 물건을 만들어냅니다.
대장장이와 불의 신이 되고, 조각과 건축 등을 아우르며 수공업자의 수호신 역할을 담당하게 되지요.
그의 신전도 아테네 아고라의 수공업자 집단 거주 지역에 세워진 이유입니다.
이윤기 선생은 헤파이스토스는 헤라의 아들이지 제우스의 아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제우스가 아테나를 혼자 낳은 것처럼 헤라도 혼자서 헤파이스토스를 낳았다는것이지요.
지혜의 여신 메티스를 삼켜버린 제우스가 열 달이 지나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에 시달리는 일이 생깁니다.
곧바로 헤르메스가 상황을 알아차리고 대장장이를 불러 제우스의 두개골을 가르게 하지요.
그러자 투구를 쓰고 창과 방패로 무장한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태어납니다.
아테나에 대해 헤라의 마음은 편치 않았지요.
그런 상황에서 헤라가 혼자서 낳은 아들이 바로 헤파이스토스였던 겁니다.
헤라가 아테나를 싫어했듯 제우스도 헤파이스토가 편치 않았습니다.
언젠가 제우스와 헤라가 입씨름을 하던 중에 헤파이스토스가 제 어머니 헤라의 역성을 들자
잔뜩 화가 난 제우스가 헤파이스토스를 걷어차버린 사건이 발생하지요.
제우스의 발길질에 차여 올림포스에서 떨어진 헤파이스토스는 렘노스 섬에 떨어진 충격으로
두 다리가 부러지고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추남으로 등극한 순간이지요.
헤파이스토스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보였지만 자신을 올림포스에서 추방한 헤라에 대한
깊은 원한을 품은 채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헤파이스토스는 어머니 헤라에게 오랫동안 공들여 황금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옥좌를 만들어 보내지요. 황금의자를 본 헤라는 아름다운 자태에 마음을 뺏겨 자기도 모르게 의자에 앉아 봅니다.
그 순간 보이지 않는 족쇄가 헤라의 발목에 채워졌고 수갑과 사슬이 그녀를 꼼짝 못하게 조여왔지요.
헤파이스토스가 계획한 함정이었습니다.
황금의자에서 헤라를 풀려나게 할 수 있는 건 헤파이스토스밖에 없었지요.
결국 헤파이스토스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게 된 올림포스 신들은 경천동지할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헤라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명예 회복과 함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의 결혼을 요구한 것입니다.
헤라는 헤파이스토스의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제우스를 설득할 수 밖에 었었지요.
결국 헤파이스토스를 올림포스에 올라오게 하고 아프로디테와 결혼하게 허락합니다.
헤파이스토스와 아프로디테의 세기의 결혼은 순탄할 수 없었지요.
매일 대장간에서 일에만 몰두하는 헤파이스토스를 견딜 수 없었던 아프로디테가 사고를 치고 맙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와 한눈을 팔다가 남편에게 현장을 들키고 말았지요.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그물'이 이때 등장합니다.
헤파이스토스가 멀리 떠난 줄 알고 밀회를 즐기던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를 헤파이스토스가 보이지 않는 그물로 포획해버린 사건입니다.
김원익 선생은 이 사건을 두고 '사랑은 억지로 이루어지지 않는 법이다. 또한 남녀가 부부로 맺어졌더라도 아무런 노력없이 한마음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라고 일갈하지요.
헤파이스토스가 아프로디테와의 사랑에서 실패한 것과 달리 예술과 기술 분야에서 헤파이스토스는
기념비적인 신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손꼽을만한 추남으로 기록되었지만 헤파이스토스는 올림포스 문명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지요.
헤파이스토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잊혀졌지만 자신의 장애와 불행에 절망하지 않고 이겨냈습니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는 헤파이스토스에게 '고독한 예술가'라는 칭호를 선사했네요.
모든 것을 포기할만큼 절망적인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아 끝내 올림포스에 올라가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를 되찾은 헤파이스토스의 꺾이지 않는 의지를 다시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