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가 쓰는 그리스 신화_그리스 신화의 무한한 변주는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하데스(Haades)는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신입니다.
하데스의 이야기에는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와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그리고 음악의 명인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두루 등장합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하데스가 어느 날 지상에 나타났습니다.
지진 때문에 갈라진 땅 틈으로 햇빛이 지하세계에 들어올까봐 그 틈을 메우려 나선 것이죠.
평소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사랑에 도통 관심이 없는 하데스를 몹시 싫어했는데,
하데스가 나타나자 에로스에게 황금 화살을 쏘게 시킵니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쳐다보는 순간 에로스가 번개처럼 빠른 동작으로 하데스의 가슴에 화살을 날렸지요.
페르세포네에게 뜨거운 사랑을 느낀 하데스는 순식간에 페르세포네를 납치해 지하세계로 데려갔습니다.
데메테르는 한참이나 지나서야 자신의 딸이 하데스에게 납치된 사실을 알았고 제우스를 찾아가
페르세포네를 구해달라고 간청합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형 하데스가 페르세포네와 맺어진 사실을 은근히 반겼지만,
딸을 잃은 분노에 대지의 모든 곡식을 말라 죽게 하고 있는 데메테르의 청을 외면할 수는 없었지요.
제우스는 데메테르에게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면 데려오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이미 페르세포네는 석류 일곱 알을 먹은 상태였고 지하세계에서 음식을 먹은 이는
지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 지하세계에 살아야하는 처지가 된 뒤였지요.
결국 제우스와 하데스, 데메테르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일년의 반은 지상에서
나머지 반년은 지하세계에서 사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서도 주요인물로 등장합니다.
음유시인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에우리디케가 독사에게 물려 죽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에우리디케를 지극히 사랑한 오르페우스는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다가
헤르메스의 도움을 받아 에우리디케를 찾아 지하세계로 잠입하지요.
천신만고 끝에 하데스 앞에 당도한 오르페우스는 감동적인 노래를 연주합니다.
오르페우스의 연주에 감동한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는 결국 에우리디케를 다시 지상으로 보내기로 결정하지요.
지상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절대 뒤따라오는 에우리디케를 뒤돌아보면 안된다는 조건을 걸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지상으로 가도록 허락합니다.
마지막 지상으로 나가기 직전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가 잘 오고 있나 의심이 들어 뒤돌아보고
에우리디케는 다시 지하세계로 빨려들어가고 말지요.
최근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을 수상하면서 우리나라 뮤지컬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우리나라에서도 라이선스 공연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요. 올해 초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드에서 에우리디케 역을 맡은 김수하가 주연상을 받는 등 6관왕을 차지했습니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가 녹아 들어간 작품으로 스토리텔링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헤르메스까지 등장하지요.
대사가 따로 없는 송스루 뮤지컬로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내레이터 역할을 맡았습니다.
젊은 음악가 오르페우스와 가난한 에우리디케는 사랑하는 연인입니다.
하데스를 따라 지하세계로 간 페르세포네는 1년의 반을 지상에서 지내지요.
6개월이 지나 다시 하데스타운으로 돌아가야 하는 페르세포네는 지하도시 하데스타운을 답답하게 여깁니다. 하데스에게 예속된 주민들은 끊임없는 노역에 시달리며 사는데요.
페르세포네는 공장과 도시를 끝없이 확장하며 돈버는 일에만 관심있는 하데스가 점차 싫어집니다.
자신에게 반감을 표하는 페르세포네에게 화가 난 하데스는 자신에게 순종할 사람을 찾아 나서고,
굶주림을 벗어나고 싶은 에우리디케를 유혹해 하데스타운으로 데려옵니다.
음악에만 빠져 있다 정신을 차린 오르페우스는 뒤늦게 에우리디케가 사라진 것을 알고 그녀를 찾아 나서지요.
그 때 에우리디케는 하데스가 내민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지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오르페우스를 그리워하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지요.
애절하게 에우르디케를 찾아 헤매는 오르페우스는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하데스타운에 도착합니다.
오르페우스는 하데스타운에서 에우리디케를 만나지만 하데스의 소유인 에우리디케는 마음대로 지하세계를 떠날 수 없는 처지였지요.
절망에 빠진 오르페우스는 슬픔과 투지가 함께 담긴 노래를 부르고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감동한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에우리디케를 놓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단호하게 거부하는 하데스 앞에서 오르페우스가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젊은 시절 하데스가 꽃밭에서 놀던 페르세포네를 보고 사랑에 빠진 순간을 이야기하는 노래였지요.
결국 마음이 누그러진 하데스가 에우리디케를 풀어주기로 결심합니다.
물론 뒤따라 오는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지 않아야 하는 조건을 걸었지요.
이야기는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것처럼 지상으로 나가는 출구 바로 앞에서
에우리디케가 잘 따라오는지 뒤돌아보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걱정과 달리 처음부터 줄곧 그의 뒤에 서 있었지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없는 변주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