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far would you go to be free? 자유로워지기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Interacted Movie 장르의 정점
인터랙티드 무비 게임은 스토리가 매끄럽게 흘러가면서 플레이어의 선택이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것에서 긴장감과 재미를 준다. 그 전까지의 작품들은 사소한 디테일적인 차이를 주는 정도였다면,
<디.비.휴>는 Interactive Movie Game이라는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다.
선택을 해야 하는 것들도 많고,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나비효과가 되어 생각지 못했던 결과로 이어진다. 코너, 카라, 그리고 마커스 세 명의 안드로이드가 되어 각기 다른 챕터들에서 활동을 하게 되는데, 다른 캐릭터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또한 인상 깊다. <디.비.휴>의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만들어진 방대한 스케일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만큼 엔딩도 다양하다. 이 게임을 8회차 플레이를 했는데, 8번 모두 다른 엔딩을 맞이했다. 인류와 안드로이드의 화합을 이끌기도 했고, 반란을 일으켜 성공하기도 했고, 혹은 모두가 파멸에 이르기도 했다. 어느 하나 뜬금 없는 엔딩 없이 그럴듯한, 개연성 있는 결말들이다.
엔딩이 많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게임에 깊게 파고들 여지가 생긴다고 볼 수도 있으나, 너무 많은 갈래길은 플레이어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디.비.휴>는 딱 적절한 정도의 흐름의 가지들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
훌륭한 플레이성
게임이 참 만들기 어렵다. 영화처럼 단순히 관찰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플레이어가 헤집어 놓는 장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인터랙티드 무비 게임의 경우에는 영화와 같은 장면들이 보여지면서도 플레이하는 맛이 살아있어야 하니 곤란하다. 실례로 실제 영화 속 장면들을 보는 것처럼 만든 <언틸 던>은 비록 좋은 평을 받은 게임인 것은 맞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하다 보면, 플레이어를 배려하지 않는 장면과 앵글 변화 때문에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다.
게임 내내 동선들이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상호작용할 만한 요소들은 일부러 스킵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모두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 이 게임 장르의 특성인 '타이밍 맞춰서 버튼 누르기'의 난이도도 적절하다. 후반부에 가면 한 손으로 도저히 하기 어려운 컨트롤들이 나오기는 하다만, 몇 번 틀리는 것은 넘어가준다.
뿐만이 아니라, R2를 누르면 나오게 되는 안드로이드의 사고 회로 화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실제로 내가 해당 주인공들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더 몰입도 잘 된다. 선택지들도 항상 뻔한 것이 아니다보니 반복되는 선택 화면이 질리지 않는다.
적절한 캐릭터 설정
역시 이 게임의 진가는 캐릭터 설정에 있지 않은가 싶다. 코너, 카라, 그리고 마커스 이 세 명의 캐릭터가 갖고 있는 각기 다른 성향들은 극 중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억압받는 안드로이드의 상황에 대해 인간의 명령에 순응하고, 저항하길 선택하고, 그 안에서 인간의 감정을 품는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를 내 손으로 각색해나가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이다.
안드로이드와 사람. 사람과 안드로이드. 도구로 부리기 위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였지만, 이들은 눈을 떴다. 그리고 이들은 자유를 외친다. 맨 처음에 소개한 문구가 이 게임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자유를 이끌기 위해서 우리 플레이어는, 어떤 선택까지 할 수 있는가? 2018년의 명작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