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감자 May 15. 2024

사회 초년생은 어른인가 응애인가


사회 초년생.


참 애매하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후배, 친구들에게는 부러움을 살수도 있는 입장이자, 사회 생활 선배들에게는 애 처럼 보이기도한다.


미래를 그리기엔 까마득하기만 하고, 현재를 즐기자니 조금의 불안감과 죄책감이 든다. 


금요일의 술자리는 넘치게 기분 좋은 마음을 내 몸은 따라주지도 못하고 눈 꺼풀이 무거워져만 간다. 체력도 사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꺽이는 듯 한데, 이런 말을 하면 주변 어른들 한테 '어린 놈이 벌써...' 라며 혼나기 일쑤이다. 


부모님에게도 용돈을 받던 처지에서 용돈을 주는 처지로, 질문하던 입장에서 질문 받는 입장으로.

축하할 일도 많아지는 한 편, 얇은 지갑으로 마냥 축하하는 마음을 조금은 진정시키기도 하는.


'나는 아직 애 인데...' 싶다가도 더 이상 나에게 아무도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고, 아기 한테 인사를 건네도 '형 한테 인사해줘~' 가 아닌 '아저씨 안녕~해' 라는 말이 돌아온다.


기깔나게 오늘 하루도 살아 봐야지 싶다가도, 출근 길 지하철 속에서는 이걸 30년을 더 해야한다는 생각에 어지러워 지기도 한다. (30년을 직장에서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인 듯도 하다)


'영어 공부해야지' 와 '담배 끊어야지'는 안부 인사가 되어버렸고, 퇴근 후 쇼츠와 릴스들이 도무지 나를 놓아주질 않아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잠에 든다. 



그럼에도 아직 평일에도 술 약속을 잡을 수 있다는 점과 날씨 좋은날 빛 받은 나무들의 초록색을 보며 느끼는 고양감. 질문을 해도 '그것도 몰라?' 가 아닌 '태도가 좋네'라 하며 귀여워 해주시는 어른들, 이룬 것 보다 이룰 것을 그리며 하는 계획들로 인해 희미하게 나마 어른들의 '좋을 때' 라는 말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산다. 

작가의 이전글 좀 처럼 풀리지 않는 진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