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

3주차 글쓰기 주제 작은아이

by 드래곤실버


"내안의 작은 아이가 맨유라고 외쳤다."


-로빈 반페르시 2012년 8월 라이벌팀으로 이적을 하며-


1. 작은아이


위 발언은 2012년도에 영국 프로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팀에서 뛰던 네덜란드 국적의 공격수 반페르시가 같은 리그의 라이벌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팀(이하 맨유)으로 이적하면서 했던 발언이다. 로빈 반페르시의 '작은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배경설명이 필요하다.

2012년도 당시 반페르시는 아스날에서 7년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성장하던 선수였다. 맨유로 해당 발언을 하며 이적하던 시즌에는 리그 득점왕,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으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재능을 만개하던 시점이었으며 아스날 팀의 주장이기까지 했다.

맨유와 아스날은 2000년대 이후 리그 우승권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하던 라이벌 관계의 팀이었다. 즉 해당 상황을 현재 2025년으로 바꿔서 설명해보자면 토트넘의 주장인 손흥민선수가 토트넘에서 아스날로(토트넘과 아스날은 같은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라이벌 관계의 팀이다.) 이적하면서 '내안의 작은 아이가 아스날이라고 외쳤다.' 라는 인터뷰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2. 이해


"나는 결정을 내릴때 내 안의 아이가 하는 말을 따른다. 이번에는 그 아이가 맨유라고 외쳤다."


그렇게 이적을 할거면 조용히 리그 우승을 위해서 이적을 한다고 말하면 되었겠지만 그는 인터뷰를 통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을 했다. 아스날과 맨유라는 팀의 팬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의 행적을 어느정도는 이해를 할 수 있다. 당시 아스날이라는 팀은 리그 우승권팀이긴 했지만 실재 리그우승은 하지 못하는 팀이었다. 뛰어난 실력을 가졌음에도 리그 우승 타이틀이 없다는 건 선수 본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축구 선수로의 전성기 또한 영원한 것이 아니기에 희망 없는 팀에서 계속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런 결론이 나자 작은 아이가 그에게 맨유라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우승이나 커리어를 위해서 더 좋은 팀으로 이적을 한다면 타리그로 이적을 한다는 선택지도 있을 것이고 또 같은 리그 내라도 다른 우승권팀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일 정말 어쩔수 없는 사정으로 이적 하려는 팀이 친정팀의 라이벌팀이라고 하더라고 긁어부스럼 식의 그런 인터뷰를 하지 않았으면 그나마 친정팀 팬들의 분노를 약간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페르시는 작은아이를 말하며 맨유로 이적을 하였다. 얄궂게도 이적한 시즌 맨유에서 반페르시는 꿈에서 그리던 리그 우승을 했으며 당시 맨유는 아스날전 직전에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기에 반페르시는 자신의 친정팀에게 리그 우승 축하를 받았다.


3. 나의 작은아이


해당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반페르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까지 갈등을 일으키며 이적을 해야 했는지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다. 나라면 그냥 기존팀에서 우승을 위해 노력을 했을 것이다. 기존 팬들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고. 한팀에서 꾸준히 우승을 노력하는게 더 아름다우니까.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프로 축구선수가 가지는 리그 트로피, 우승컵에 대한 열망을 나는 이해하고 있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나에게 리그 트로피 만큼 추구하고 싶은게 있는지 나에게 되물어보았다.


'나에겐 작은아이가 있는 걸까?'


그러고 보면 내 작은아이는 몇년째 아무말도 않고 있는 것 같다. 갈등이 생긴다면 그 갈등이 무서워서 멀리 도망쳤다. 아니 작은 아이는 늘 나에게 속삭이고 있었는데 작은 아이로부터 도망을 친 건 나였는지 모른다. 이젠 내 작은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겠다. 세상 모두를 적으로 돌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게 있다면 나는 세상을 적으로 돌릴 수 있을까? 또 내가 그렇게 원하는게 생길지도 의문이다. 나는 반페르시와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을 것 이디다. 다만 내안의 작은 아이를 찾으려는 사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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