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가 사라지고 있어요

내가 만난 아이들

by 고요의 향기

집에 갈 무렵이 되면 아이들과 알림장을 쓴다.

그 첫 번째 번호에는 오늘 하루에 가장 크게 느낀 느낌을 찾아서 쓰고 두 번째 번호에는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쓴다. 한 친구가 가져온 알림장 첫 번째 번호에 느낌을 쓴 문장이 보인다.


' 저어새가 사라지고 있다니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노운이는 새를 참 좋아한다. 이번 봄, 새 프로젝트에서 새소리를 가장 잘 맞추기도 하고 할머니 집에 가서 들은 새소리가 어떤 새의 소리였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할머니집 우체통에 어미새가 둥지를 지어 아기새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하고, 그 아기새들이 누군가 편지 같은 것을 넣다가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도 많이 한 친구다. 그리고 어느 날은 가족들과 철새도래지에 다녀와서 멸종위기 종인 검은머리 물떼새를 사진으로 찍어와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한 새들의 열혈 친구다.


이번 주는 환경교육 주간이라 환경캠페인을 학교 곳곳에서 했다.

"우리의 미래를 빼앗지 말아 주세요."

"지구의 다양한 생명들이 사라지지 않게 도와주세요."

"지구는 우리의 몸이니 지구가 파괴되면 우리도 파괴되요."

"지구를 지키고 우리도 지키자."

아이들은 저마다의 캠페인 글귀를 재활용 상자에 써서 등굣길과 쉬는 시간 틈틈이 친구들이 지나가는 자리에서,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캠페인을 하고 같이 외쳤다.


그리고 3교시에는 어제 대통령으로 당선된 새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았다.

노운이의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대통령님, 이제 더 이상 환경이 파괴되어선 안됩니다. 저어새가 너무 불쌍해요. 새 공장이나 건물이 지어져서 환경이 많이 파괴되고 새들이 살 곳이 없어졌어요. 도와주세요."


또 다른 친구들의 간절한 애원도 이어진다.

"멸종위기 보호센터를 만들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멸종위기 종을 잡는 사람들을 아주 크게 벌주세요"

"우리의 미래를 지켜주세요."

"동물이 살 수 있는 숲을 잘 돌봐주세요."

"큰고니가 멸종되고 있어요. 큰고니와 같은 멸종위기동물을 지키려면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을 아예 만들지 않게 해 주세요."

"황새 보도재단을 만들어주세요."

"멸종위기 동물이 사라지면 그와 관련된 식물과 동물, 결국엔 자연이, 우리도 다 죽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다양한 편지가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 눈에 훅 들어오는 편지가 있었다.


"저희가 죽어도 지구는 안 죽게 해 주세요."


아이들은 정말 놀랍다. 활동에도 글에도 모두 진심이 묻어 있다. 노운이의 한 줄 일기 속에 묻은 진심도 뭉클하고 마지막 친구의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는 가슴이 먹먹하게 한다. 우리가 죽더라도 지구는 안 죽고 그 속에 다시 새로운 생명이 살아가게 하소서~ 놀랍고 놀라운 편지다. 알림장에 사인을 하다가 문득 손짓이 멈춰지고 편지를 받다가 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이들에게 배우는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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