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기까지
3월 즈음인가 오른쪽 어깨 아래가 아프기 시작했다. 어깨 아래쪽을 삐끗한 것이었다. 운전석 옆 좌석에 사람을 태우기 위해 옆 좌석에 있던 책이 가득 든 무거운 가방을 뒤로 넘기는 동작을 할 때, 안 쓰던 근육이 무리를 받아 염좌상을 입은 것 같다.
지금까지 50여 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으므로 좀 지나면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한 두 달을 살았다. 그런데 그냥 있을 때는 안 아팠지만 다시 비슷한 동작을 하려 하면 통증이 아려왔다.
나도 참 신기한 족속이다. 평소 건강검진을 할 때 말고는 웬만하면 병원을 찾지 않으니 사실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기보다는 병원을 돕기 위해서 찾았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아픈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병원에, 병원을 돕기 위해 환자가 찾는다는 것이 좀 우습기는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연합하여 만든 의료사협 의원에 나도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그 의료사협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병원 갈 이유가 생각난 것이다.
병원에 들러 보니 염좌상이라고 했고 아주 친절하게 물리치료를 받았다. 크게 아파서 간 것도 아니고, 평소같으면 어지간히 아파서는 눈길도 안줄텐데 물리치료까지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몸도 안 돌봐주면 성질을 낸다고 작게 소리할 때 얼른 돌봐주라는 물리치료사의 말이 아직도 나지막하게 들리는 것 같다. 처음으로 조합의 회원으로서 작은 참여를 한다는 자부심도 조금은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렇게 가족들까지 데리고 가면서 다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팔은 그렇게 한 두 번 물리치료를 받는다고 나아지지는 않는 것 같았다. 아니, 그보다는 가볍게 생각하고 다시 평소대로 쓰게 되는 습관이 치료보다 더 크게 자극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른쪽 팔꿈치를 다친 남편을 따라서 다른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한의원에서는 열치료뿐만 아니라 뜸, 부황, 침 치료까지 다 해주었다. 안 받아보던 치료를 이렇게 황송하게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어깨 통증은 문득문득 더해오는 것 같고 이제는 오른쪽 어깨를 조금이라도 쓰면 통증이 느껴지는 것처럼 더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제는 그냥 있을 때에도 어깨가 아파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가 되었을 즈음 나이 지긋한 지인이 어깨를 보자는 것이었다. 그 지인이 어깨를 만져주니 신기하게도 어깨가 낫는 것이다. 나는 지인의 손길을 놀라 바라보았고 치료자격이 있는지 물을 정도였으나 지인은 가족들도 자기 손이 닿으면 낫는다는 말만 빙긋이 웃으며 할 뿐이었다.
그때까지는 지인의 손길에 놀라 병원의 기구들보다 사람 손 마사지가 좋구나 하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러나 지인이 계속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무수한 습관에 다친 상처가 한 번에 다 나을 수는 없으니 결국 어깨 통증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찾아냈다. 어깨 통증의 비밀은 바로 책상에 자주 앉아서 살고, 스마트폰이나 등등의 앞으로 구부리는 문화에서 어깨회전근이 안으로 말려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 그리고 밖으로 펴주는 운동을 하면 나아진다는 것, 어깨가 펴져 있느냐 말려 있느냐는 선 자세에서 거울을 보거나 자신의 자세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조금만 통증이 있어도 다시 어깨를 펴는 운동을 슬그머니 해주면 금세 나아져서 스스로도 놀란다. 자세가 전부라는 뜻도 좀 더 알아지고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의 더 큰 통증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마음의 문은 열려두어서 병원이든 어디든 도움을 받아서 최선의 해결점을 찾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몸의 원리를 알고 스스로 나을 수 있는 비결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만은 금물이지만 자기 몸은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자기 몸의 주권을 스스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어깨 통증에서 배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