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놀아도 재미난 놀이

바나나얼음땡

by 고요의 향기

탁 타다닥 타다다닥,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생기 있게 뛰어노는 발자국 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몇 년여 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집 뒤가 바로 산이라 뒷산 아래에서 텐트로 몇 달을 보낸 적이 있었다. 숲에서는 정말 생생하게 모든 소리가 다 들렸다. 심지어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어쩌면 달이 뜨는 소리까지 들릴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때 밤늦게 멧돼지 한 마리가 가까이 다가온 기억이 난다. 저 멀리서부터 몸집을 움직이며 뛰는 소리가 남달랐다. 혹여나 텐트를 습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했지만 그 생동감 있는 움직임에 알 수 없는 생기를 느꼈다.


또 얼마 전에는 우리 지역에 날아온 재두루미를 탐사하러 갔을 때였다. 아주 재바르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재두루미의 우아하면서도 너무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그 움직임을 느끼기만 해도 감동 그 자체였다. 자연은 그렇게 움직임 그 자체로 삶의 생동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들이 달릴 때 나는 그 속에서 생동감을 느낀다. 야생의 동물들이 비록 먹고살기는 힘들어도 눈빛이 살아있고 움직임이 생기가 넘치듯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잡고 잡히는 놀이 속에서 그 생기를 경험한다.


이번 놀이는 바나나 얼음땡. 얼음을 풀 때 바나나를 까듯이 둘이 와서 협력해서 풀어주어야 한다는 규칙 말고는 얼음땡 놀이와 같다.


이때만큼은 남자와 여자의 경계선도 넘고, 싫은 친구 좋은 친구의 경계선도 넘고 다만 잡고 잡히는 데만 몰입하면서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생기 넘치는 아이들을 본다. 달리는 일이 힘들어도 아이들 표정은 생기가 넘친다.


어쩌면 하루 중에서 책상과 책으로부터 자유로운 유일한 순간이자 가장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규칙이 쉬울수록 아이들은 더 쉽게 그 재미에 빠져든다. 더 오래 재미를 누린다. 얼음땡, 그림자밟기, 경찰과 도둑, 술래잡기 등이다.


단순하면서도 규칙이 살짝 변화된 놀이는 어쩌면 달리는 자연스러운 생동감을 느끼게 하기에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놀이 것이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