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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Feb 10. 2022

교육 대전환 선언문

차별과 경쟁을 너머 평등과 협력으로

우리 교육은 해방 이후 반공과 경제개발을 목표를 우선으로 하는 국가목표에 따라 인간교육이라는 교육의 본질을 실현하지 못한 채, 정치와 경제의 수단이 되었다. 자본주의 질적 재편에 따라 세계화가 부상하면서 5·31 교육개혁 이후, 교육은 자본주의 발전의 하위 요소로 세련된 종속변수가 되고 말았으며, 특히 이명박 정부는 효율성 추구라는 명목으로 자립형 사립고로 대변되는 ‘고등학교 다양화 300’ 정책과 일제고사 부활 등 시험제도를 통해 입시경쟁을 확대하고 고교체제를 서열화시켰다. 이에 대항하여 시민사회는 ‘경쟁에서 협력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의 교육체제 전환을 요구하였고, 능력 있는 교육감 선출을 통해 교육개혁을 실현하고자 하였으며, 그 승리의 결과가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이다. 경기도혁신교육은 최초의 지방교육단체 중심의 교육개혁으로 전국에 걸친 도도한 개혁의 물결이 되었으나, 현재 혁신교육은 맹목적인 양적 팽창과 주체 간 소통 부재로 초기의 개혁 동력을 잃어 가고 있다.


  예상치 못한 세계적 코로나 사태를 맞아 교육의 계속성과 대면성이 약화되면서 그동안 혁신교육이 쌓아온 교실 개혁과 학교민주주의 성과마저 흐릿해져 가고 있고, 원격수업이 보편화되면서 가정교육과 사교육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학부모와 그렇지 못한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서 교육, 학습, 돌봄, 복지 등이 양극화되어 가고 있고, 결과적으로 교육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통령과 교육감 선출은 한 명의 새로운 대통령과 교육감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나라, 근본적으로 새로운 교육체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교육 대전환은 단순히 수업 방법과 교육내용을 개선·보충하고 교육제도를 개혁하는 미시적 차원이 아니라, 교육 불평등을 해소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경쟁을 넘어 협력하며, 시민의 권리와 책임을 실현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질적 대전환이 요구된다.

이런 목표 하에서만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고, 상호의존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적 경험을 통해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내 구성원의 참여와 민주주의 학교,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조, 시민사회와 정부의 참여와 거시적 협조체제를 확대하고 협력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해가야 한다.

  우리 파주진보교육연대는 파주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인재, 지역경제, 지역사회를 엮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차별과 경쟁을 넘어 평등과 협력의 교육 대전환을 위해 다음과 같이 더 넓게, 더 크게, 더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학벌주의와 경쟁적 입시 체제를 타파하고 삶을 위한 교육을 실현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하나, 우리는 각계각층과 협력하여 더 넓은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나, 우리는 지역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파주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며, 교육 대전환을 위한 정책을 생산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하나, 우리는 여러 교육 주체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민주적인 파주교육거버넌스를 만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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