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한 감꽃이 피고 지자
돋아난 손톱만 한 땡감 몇 알
여름은 떫은맛과 함께 깊어가고
마당가 흐트러진 꽃을 줍고 꿰어
가는 목에 감꽃 목걸이를 걸어준
마음만 붉어 서투른 소녀 소년은
수줍음을 키우며 어른이 된다
땡감이 초여름 비바람에 그러하듯
땡볕을 견디는 것이 사랑이라고
희고 얇은 입술을 옷소매로 훔칠 때
초경初經처럼 번지는 자주색 감물
비벼도 지워지지 않는 감물을 보며
잠시 고개 숙여 얼굴을 붉히는 동안
노랑 감꽃 지고 뜨거운 감물 번지며
한 세상은 다시 홍시로 물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