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눌노리 68

- 4단계 : 설비공사

by 전종호

전기 팀이 철수하고 설비 팀이 들어왔다. 팀마다 2~3일씩 작업했고, 경비는 면적당 얼마씩 계산되었다.


전기 공사가 빛의 길을 내는 작업이라면 설비 공사는 물과 불의 길을 잡아가는 작업이다. 밖의 수도관에서 집안으로 물길을 연결한다. 부엌과 화장실과 목욕탕 등은 배관을 통해서 물이 흐르게 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배관의 종류가 다양하다. 주철관도 있고, 동관도 있고, 아연도 강관도 있고, pe, ppc 배관도 있는데,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다.


요즘엔 pb 배관이나 엑셀 배관이 많이 쓰이는데 우리 집은 pb 배관으로 했다. pb배관은 제조사 이름을 따서 에이콘 배관이라고도 하는데, 많이 쓰이게 되는 이유는 1) 뛰어난 반부식성 2) 시공 및 정비의 용이 3) 다른 배관과 부속의 호환성 때문이다.


난방 배관은 엑셀 배관으로 한다. 난방배관의 종류도 동관, ppc 배관이 있는데 지금은 엑셀로 배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엑셀 배관은 내구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내파열성, 내열성, 인장 강도까지 우수하여 온돌 난방 배관에 자주 사용된다. 영하 20도부터 영상 100도까지 견딜 수 없는 견고함까지 갖췄고, 녹이 슬지 않아 하수도 배관에 쓰이기도 한다.


수도배관은 콘크리트 기초 공사할 때 빼놓은 기본관끼리 연결하여 물길을 잡아가는 작업이다. 난방 배관은 기초 콘크리트 위에서 다시 스티로품을 바닥 전체에 깔고 가는 철사를 엮어 바닥을 다지고 그 위에 수도관은 수도관대로 난방 배관은 난방 배관 대로 촘촘하게 배열을 한다. 우리 집은 지열 냉난방에 코어클(지열난방 배분기)을 설치하기 때문에 코어클 회사 직원이 직접 나와서 설비 팀장과 따로 미팅을 했다. 지열 냉난방 시공을 처음 하는 설비 팀장으로서는 코어클의 위치에 따른 배관의 밀도와 강도, 설치 방법을 따로 전수받게 된 것이다.


배관이 완성되면 콘크리트를 얇게 타설 하여 고르게 미장을 하여 판판하게 하는데, 이게 이른바 방바닥 통미장 작업이다. 현장에서는 약칭하여 방통을 친다고 말한다. 이때 콘크리트에 EM원액을 넣어주면 콘크리트 독성을 중화시켜 준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EM원액이 뭐냐고? 동사무소에서 설거지용으로 나눠주는 잔류세제 제거 용액이다.


그러나 저러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멈춰서 버린 탓에 예정된 방통 작업을 못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이 빨리 수용되어 협상이 타결되어 공사가 빨리 속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노조가 없는 나라를 만든다니 정권 담당자들의 정치 인식이 참 후지다 못해 한심하다. 12월이 가까이 되면서 하늘 쳐다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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