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 옛길을 걸으며
내수전에서 석포까지
바다를 끼고 호젓한 산길을 걷는다
박새 노래 들으며 평탄한 길을 지나고
파도 소리 들으며 오르막길을 오르면
곧 이 꽃 저 꽃 모여 다시 평탄한 길이다
식물이 오랜 세월 천이遷移를 하듯
사람도 길도 변하고 늙고 굽는 법이니
생선이나 나무 등짐을 이고 지고
뼈 빠지게 걷던 길이 치유의 길이 되었다
길을 걸으면 울컥 눈물도 쏟아지리라
사월이면 정매화 계곡의 벚꽃들이 환하게
길 위의 당신을 환대해 줄 것이다
동백 군락지를 지날 때는
동백꽃이 당신의 아픈 소리에
주먹 눈물처럼 뚝뚝 꽃송이 채 떨며
함께 울어 줄 것이다
심중에 힘든 이야기 하나씩 꺼내 놓으면
동박새가 함께 사는 삶의 지혜를 보일 것이니
따로 또 함께 길을 걸으며
정들포에서 마을까지 일상의 짐을 지고 갔던
옛사람들의 고단한 마음을 상상하라
집으로 돌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