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9

수국水菊

by 전종호

꾀꼬리가 울며 봄을 물고 오더니

수국이 환해지며 장마를 불렀네

아무리 하늘을 올려 봐도

천문天文을 볼 수 없고

코 박고 땅을 내려보아도

옆 사람 심기조차 알 수 없거늘

눈부셔라

하늘하늘 송이눈 작은 원형 꽃잎들

꽉 찬 속 풀어내며 일으킨 바람에

둥글어 통하여 세상을 적시는 웃음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눈 감고 있어도

수국은 어찌 만 리 밖

구름의 은밀한 운동을 알고 있는가

매거진의 이전글꽃의 사유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