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해당화가 피어 있었다
방파제에 갇힌 갯바람이 순해져
모래 언덕은 자꾸만 무너졌고
갈매기는 여전히 분주했으나
해당화 피고 지던 시절 총각 선생님을
노래하던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간혹 해당화의 노래를 잊지 못하는
철 지난 사람들이 포구에 모이고
꽃이라고는 마음에 없는 사람들에 섞여
청년의 때처럼 한 잔 술에 취해 울었으나
비빌 언덕을 잃은 해당화는 따라 울지 못했다
나이 들어도 늙지 못하는 사내들만이
밤이 늦도록 잔을 놓지 못할 뿐
부풀어 떠들다 다시 잠든 바다를 끼고
찔레인 듯 장미인 듯 꿈결인 듯 생시인 듯
해당화 혼자서 부실한 모래 한 주먹 붙잡고
몽산포 붉은 노을 한 조각 베어 물고 있었다
탐욕의 휴양은 자본의 꽃씨처럼 퍼지고
그리움이야 이제는 하찮은 것이라
꽃 넝쿨 팔 걸고 뻗을 자리 하나 남기지 않고
개발이 모래밭 흰 목을 조여 오자
사라지는 것들은 아직 안부도 남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