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한잔, 그리고 생일

by Peach못한
태어난 날


어서오세요 :)

월요일이에요.


이번에 풀어볼 이야기는, 생일에 있었던 기억 하나입니다.

그 날도 평소와 똑같은 아침이었요.

아침에 식사로 우유를 마시고, 곧바로 후식으로 커피우유를 마셨지요.

하루 일과를 잠시 고민 하고, 샤워를 하고...

잠시 한가로운 오전 시간을 보내다가 외출을 했니다.


정말 가 보고 싶던 상수의 어느 카페.

처음 이 곳의 이름을 듣고서는 침묵을 유지해야만 하는, 말하면 안되는 카페인 줄 알았요 ㅎㅎㅎ

그래서 즐겨찾기는 진작 해 두었지만, 지 방문하기가 참 조심스웠달까요...

말 안 는 거랑, 말을 못 하는 거랑은 다르니까요.


하지만 왠지 너무 가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 생일이니까(?) 이 곳으로 향했습니다.

나름 용기 많이 냈슴다.


고소한 아이스 카페 라떼

카페에 들어갔는데 살짝 당황.

아마도 의자는 있는데 테이블이 없어서였을 에요.

복작한 공간에 살짝 위압을 느껴서 '나갈까.'를 수차례 고민 하다가, 결국 주문을 했어요.


LP 음악이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사람도 흐르고

대화도 흐르고


모든 것이 흐르는 그 곳에 저 혼자 우두커니 정지.

주문을 하고서도 어찌할 줄을 르겠는 - 어색한 시간 후에 빈 의자 하나를 조용히 끌고는 구석에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테이블이 없다는 것이 아무리 봐도 신기했어요.

그런데, 생각을 해 보니 이게 참 탁월하더라고요.

회전율 이런 거를 제외하더라도,

테이블이 있었더라면 저는 당연히 주문 후 구석 자리에 앉아 무언가 할 거리를 주섬주섬 꺼내었겠죠.

카페 분위기보다는 제 할 것에 집중했을 거에요.

커피는 점점 묽어지고, 저는 진하고 고소한 라떼 맛을 즐길 수 없었겠죠.

흐르는 선율에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았을 겁니다.


분위기 있는 봄날의 따스한 햇살, 빛에 반짝이는 글라스를 관찰하지도 못했겠지요.


기분 좋은 오후였어요.


스몰토크

이 날, 카페에서 이런 것을 받았어요.

생각지 않은 작은 선물에 반갑고 기뻤습니다.

손님이 어느정도 빠지고 난 뒤에는 용기 내서 이야기도 했어요.

스몰토크 타이밍에도, 머릿속에는 수십번 시뮬레이션.

저는 타인과 아무렇지 않게 대화 하시는 분들이 참 부럽습니다.


"여기... 처음에는 말 하면 안 되는 카페인 줄 알았었어요."

"아, 그 카페 이름이 - 사장 이름이 그거여서 그래요."


커피를 마시고 나서도 잠깐 동안 앉아 햇살을 느끼다가 나왔습니다.

사람의 걸음이 유독 빠른 듯한 서울, 그 중에서도 활기찬 대학생 분들이 많은 동네.

모두 바쁜 사람들 사이에서, 약간의 느린 호흡.

이 오후의 시간은 지금도 머릿속에서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재생되고 있습니다.


왠지 신기하고 낯설고 기분 좋았던 곳.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다시 가 보고 싶어지는 곳이었달까요.


여러분은 마음에 두고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한 카페가 있으신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그럼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시작하시기를 바래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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