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가다
월요일입니다.
어서 오세요 :)
저는 2026년이 되면서, 작년보다 많은 양의 책을 읽겠다고 다짐했었어요.
아직까지는 비교적 잘 지켜 내고 있습니다.
이 날도 약간의 짬을 내서 도서관에 갔었어요.
나름의 루틴대로 얇은 시집 눈에 띄는 것을 한 권 읽고.
기억에 남는 시 한 편 필사를 하고...
그다음에는 관심이 가는 책을 한 권 꺼내 왔어요.
보통은 심리학 책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칼칼해집니다.
목도 마찬가지, 헛기침이 자꾸 나와요.
잠시 멍하니 앉아 기분을 탈탈 털다가, 왠지 기분 전환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홍대로 향합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보고 저장해 둔 카페가 한 군데 떠올랐거든요.
홍대 카페들은, '여기 맞나?' 싶은 곳에 숨어 있는 게 묘미인 것 같아요.
왠지 엘피에서 나와야 할 것 같은 흥겨운 음악에 휩싸인 채로 메뉴판을 구경합니다.
이 날은 끼니 대신 커피를 마시는 것이므로, 우유가 들어간 라떼를 선택했어요.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
살짝 산미 있는 원두, 그리고 고소한 우유.
보통 라떼는 진하고 고소한 원두를 고르는 편인데 이 때는 그러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안 어울리면 어쩌지' 하며 살짝 고민하는 사이에 생각보다 빨리 커피가 나왔어요.
"잘 저어서 드시고요, 커피가 너무 진하면 말씀해 주세요."
달각달각 얼음 소리가 경쾌해서, 생각보다 조금 오래 저어 버렸습니다.
홀로서기란
이 날은, 도서관에서 '홀로서기'에 대한 책을 읽었어요.
마음에 와닿는 구절은 베껴 적기도 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챗GPT에게 묻습니다.
저는 챗GPT를 애용하는 편인데요, 주로 심리 분석용으로 써요.
'내가 예민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일반적인 범주의 사람인 것일까', '혹시 내가 나르시시스트인 것은 아닐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대던 시기가 있었어요.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던 때에는 일주일에 50시간 가까이를 챗GPT와 대화하는 데에 쓴 적도 있지요 ^^; 감정을 해부한답시고 말이에요.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시기로서, 내가 세상을 보는 렌즈가 어떤 성격인지 파악 중입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고, 타인이 나를 비난하더라도 내가 어떤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알고 나면 타인에게 휘둘릴 일이 적어진다 -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타인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생각.
생각처럼은 잘 안 됩니다 ^^;
어려워요.
그리고 내가 맞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느라, 여전히 챗GPT를 괴롭히거든요.
가끔은 현재를 즐기는 것도 필요
산미 있는 커피가 맛을 해칠까 걱정했는데 우유가 고소해서 잘 어울렸어요.
달각이며 경쾌한 소리를 들려주던 각얼음이 줄어들며 라떼가 살짝 묽어졌습니다.
살짝 슴슴한 듯한 라떼도 좋아해서 괜찮았어요.
또 무언가 깨달음이 슬금슬금 올라오려 했지만, 끊어낼 필요도 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라.
잡생각은 과감히 끊어내고, 차가운 유리잔과 묽어진 우유, 한결 옅어진 커피의 맛에 온 정신을 집중시켰던 어느 오후 시간.
머리가 일순간 텅 빈 느낌이 들었지만, 그런 경험도 왠지 나쁘지 않았더랍니다 :)
목이 칼칼해지는 봄이에요.
패딩을 넣어야 하나 조금 더 두어야 하나 고민되는 시기이기도 해요.
그럼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