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커피 두 탕
안녕하세요,
저는 Peach못한입니다.
새삼스레 아침 인사를 해 보아요.
거의 집에서 커피를 해결하다 보니 풍경도 늘 똑같고...
그리고 지난번 카페에서 글을 썼던 경험이 사실 좀 괜찮았거든요.
그래서, 이 날은 카페에 갈 계획을 세웠더랍니다.
하지만 아침의 카페인을 놓칠 수는 없으니깐, 적당히 한 잔 마셔준 후 가방을 챙겼습니다.
아주아주 가끔 생각나는 카페가 한 군데 있거든요.
조용하지는 않지만, 어둑한 분위기가 가끔 끌릴 때면 갑니다.
조금 달달한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 고른 것은 캐러멜 마끼아또.
목이 살짝 칼칼하여 따뜻한 버전으로다가.
무언가 텍스트를 적어 주셨는데 처음에는 이게 무언가 했어요.
알고 보니 Love.
사랑.
사랑...이라.
개인적인 커피 히스토리 TMI
여러분은 가장 처음으로 접하신 커피가 어떤 걸까요?
저는, 음.
커피를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면, 첫 주문은 아마 캐러멜 마끼아또였던 것 같아요.
당시 만나던 사람이 커피 중에 그게 가장 맛있는 거라 하길래 그냥... ^^
당최 커피라는 게 이름도 어렵고 왜 마시는지, 그 맛도 모르겠고...
피로 해소에는 박카스가 더 효과적인 것 같은데...
그저 쓴맛에 단맛이 뒤엉킨 그것을 미간을 찌푸리며 홀짝홀짝 따라 마셨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그러던 어느 날 직장 선배님께서 한 마디 하셨습니다.
"식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최고 아냐?"
커피 맛을 아직도 모른다며 저를 한 유명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데려가셨죠.
그날 처음으로 마셔 본 투샷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거의 사약 수준으로 진하고 썼습니다.
가장 작은 사이즈를 샀는데 도저히 못 마시겠길래 물을 붓고, 또 붓고 - 거의 3리터 분량까지 희석시켰나 봐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게 가성비가 너무 좋은 아이템이지 뭐예요?
커피 한 잔에 물을 타서 마시면 하루 종일 배가 부르잖아요, 밥값도 비싼데.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아침 출근길에 가장 큰 아메리카노를 하나 사서 야근할 때까지 그것만 마시며 버틴 적도 있어요.
그 후로는 쓴 커피가 너무 물리기도 했고, 당시 만나던 사람이 바닐라 라떼가 맛있다길래 궁금해서 또 따라 마셔보았죠.
그래서 몇 년간 잘 마셨던 바닐라 라떼이지만, 지금은 다시 좀 질렸는가 봐요.
일단은 단 걸 마시면 혀가 묵직하니 아파요.
결국 얼마 전부터 깔끔한 드립 커피로 넘어오게 됐어요.
의지와 의존
캐러멜 마끼아또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글을 쓰다가, 저녁을 밖에서 사 먹게 되었는데요.
단 걸 먹으니 왠지 짠 것이 생각나죠.
그래서 떠올린 햄버거.
짭조름한 베이컨과 패티, 상큼한 토마토의 궁합은 최고입니다.
그간 몇 번의 연애, 그리고 장기 상담을 통해 깨달은 것이 하나 있어요.
저는 상대에게 도통 의지를 하질 않는다는 것.
아마,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게 익숙해서인가 봐요.
저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던 사람들은 나중에 한결같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너는 왜 나에게 기대질 않아?"
소외감이 들고 서운할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관계라는 게 저는 참 어렵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타인이 저에게 오는 걸 밀어내지 않아요.
언제든 이야기를 듣고 위로를 하고 마음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정작 제가 힘들 때 주위 사람들은 눈치챈 듯 멀어집니다.
긴 시간이 흘러 혼자 해결하고 안정 상태가 되면, 그들은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해요.
"내가 바빴어, 그런데 왜 힘들 때 말을 안 하고 혼자 버텨? 서운하게."
"응, 미안. 다음에 힘들 때는 꼭 이야기할게."
이런 일들이 늘 반복이 돼요.
결국 저도 상처를 받게 되고, 더더욱 혼자서 버티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또 '네가 의지를 안 해서 상처를 받았다'는 사람이 생기죠.
의지라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그 적정선이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그들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생각하는 상처와 내가 떠올리는 상처는 서로 다른 개념인 걸까.
그들은 제가 의지할 수 있게 편안한 관계가 되고팠던 것일까, 혹은 제가 의존하게 만든 다음 본인의 영향력을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이런 생각을 조금 깊게 했던 날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조금 묵직한 이야기들이 나와 버렸지만, 그냥 터놓고 이야기를 해 봤어요.
벌써 3월이 되었네요.
2026년 3월의 첫 번째 월요일, 힘차게 시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