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드립커피 한 잔_버리고 채우기

by Peach못한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


좋은 아침이에요.

다시 월요일이 왔습니다.


음.

여러분은 카페, 자주 가시나요?

사실 저는 어느 순간부터는 망설여지더군요.

아마 아직은 겨울이라 그런 걸까요.

꽁꽁 싸매는 나날들이 좀 많이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조금 우울해졌어요.

저는 스스로에게 돈을 잘 안 쓰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느 샌가 밥도 잘 안 먹게 되고, 결국 의자에 앉아 머릿속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집에 있으면 나는 더더욱 우울해질 것이다.
이게 며칠을 더 갈 수도 있다.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가는 행위 자체는 바깥공기를 쐰다는 점에서 기분 전환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걷는 과정에 생각 정리가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좋은 경험치가 쌓인다.
몇천 원으로 기분과 활력을 살 수 있다면 가성비가 나쁜 게 아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자리가 없으면 그냥 집으로 바로 와도 괜찮다.

결국 가성비에 설득 당한 저는, 노트북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자리가 있더라고요.

깔끔하게 드립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커피가 맛있어서 기분 전환이 되었습니다.


글을 버리다


저는 이 날, 브런치에 저장해 둔 초안 열몇 개를 삭제했어요.

예전 뚜벅이 매거진에 조심스레 이러한 내용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약간의 여유를 두려고 한다.
그 순간에 버티며 살아온 내가 있기에, 이 공간에서 이렇게 꾸준히 글을 올릴 수 있는 거니까.
그걸 깨닫게 된 지금은, 당시의 내 감정이 어땠는가 굳이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악에 받쳐 적어 내었던 당시의 초안들은 시간이 흐른 뒤의 제가 다시 보니, 속살이 아닌 하얀 생뼈를 그대로 노출시킨 기분이었어요.

아주 정확하지만, 읽는 이가 멈칫할 내용들.

지금 봐도 절절하니 아픈 이런 글들은 joplin에 혼자만 읽는 초안글로 저장해 두어야겠죠.


그리고 비워낸 만큼 초안들을 새로이 채워 넣기도 했습니다.

그 글들이 나답지 않아서 며칠 후에 다시 지우기는 했지만요.


사실 생각 전환만으로도 충분히 가성비 좋았을 날이었는데, 무언가를 더 해냈다 생각하니 저의 마음은 잔잔한 호수 위에 가만 누워 있는 푸른 잎사귀처럼 둥실둥실하는 게 느껴졌어요.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렵지만 반면 부딪힐 곳도 없어 살짝 설레기도 하는.

그리고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해 준 카페로의 외출이, 나쁘진 않았다고 느꼈던 날이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시던 분들이 한분 한분 활동을 멈추는 것이 보이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시면 반갑기도 하고 그래요.

저도 다른 분들께, 새 글이 뜨면 반가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여러분 이번 한 주 활기차게 보내시길 바래요.

저는 다음 주에 다시 올게요.

그럼 굿모닝 :)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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