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화장실 휴지를 반대로 걸어 보았다.
부드럽게 도르륵 풀려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꾸 부딪혀 터걱 터걱 걸린다.
요즘의 나는 '반대로 걸린 휴지'다.
자꾸 뭔가에 턱턱 브레이크가 걸린다.
생각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예상치 못한 데에서 죽 찢어져 버린다.
거스름이 생긴 생각들을 돌돌 뭉쳐서 버릴 데도 없으니 구석에 방치해 둔다.
뇌가 커다란 쓰레기통이 되어 가는 기분이다.
마음을 거꾸로 먹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안 풀리고 지체되던 것들도 도르륵 풀려 나올 텐데.
먼지 없는 매끈한 사고를 할 수 있을 텐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