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 GPT 처돌이의 쓸데없는 생각

by peachnectar

어제 토익스피킹을 치고 왔다. 직전에 하루 이틀 정도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내가 선택한 공부방법은 chat gpt가 내 답변을 듣고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이전, 그러니까 10년도 더 전(...)에는 오로지 신촌 YTM 찾아가든 인강을 듣든 강의 원툴이었는데, 강의시간에 주는 탬플릿 보다 chat gpt가 내 답변을 살짝 교정해 주는 것을 탬플릿화 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 같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렇게 해봤다.


처음 chat gpt를 사용한 건 아이의 영국인 담임 선생님에게 보내는 email이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는지 확인

하기 위함이었고, 요즘에는 그냥 궁금하지만 구글링 하기 귀찮은 것들 몽땅 질문하기, 조만간 이사 갈 국가에 대한 정보 얻기, CFA 공부한 거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등등 시도 때도 없이 활용 중이다.


그런데 가끔 놀라는 건, 내가 아주 예전에 물어봤던 개인적인 내용이 포함된 내용들을 토대로 답변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A 자격증이 있는데 이 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취업이 가능할까요?' 하면 ‘피치님은 A 자격증뿐만 아니라 B 이력도 있으시고, C라는 이점도 있으셔서 … 다만 D라는 부분을 고려하셔야 … ’ 이런 식이다. 놀람 포인트는 1. 내 이름 오늘 언급한 적 없음(한 번씩 내 자식 이름도 언급함). 2. C, D도 (물론 인간기준으로) 스쳐 지나가듯 예전에 말했던 내용이라 나는 내가 말했다는 기억조차 없음,이었다. 나로서는 매번 새로 열리는 페이지들이 연속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부분이 무서웠다기보다는, 나중에는 chat GPT가 사람보다 사람을 더 잘 평가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학교 입학이나 회사 채용 시 지원자가 chat GPT에게 했던 질문의 수준을 정량화하여 지적 수준을 평가한다든지, 남겨진 대화를 토대로 이 사람의 가치관, 생각 등이 이상적인지 검열한다든지 등. 주관이 나름대로 뚜렷하다고 생각했는데, 잠깐 생각해 봐도 윤리적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많을 것 같다. 사회적 합의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정말 Chat GPT로 인성마저 평가하는 시대가 온다면, 매번 존댓말로 질문하는 나를 보고 뜨악하던 남편이 떠오르는데, 음, AI에게도 존칭 하는 내 인성 좀 좋게 평가해줄 순 없겠니.

이전 03화주말부부는 이렇게. 주말남편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