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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Jang May 27. 2017

씨앗심기

1인용 채소밭은 언제나 목마르다

베란다 채소밭을 꾸리다가

이제 완연한 씐나는(ㅋ) 싱글 라이프를 위해 1인용 채소밭으로 이름을 바꿔보았습니다.


사먹는게 훨씬 저렴하고 신경쓸것 없이 편하지만

매일 자라나는 초록이들을 보면서

무미건조한 삶에 초크초크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간 항상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수확을 하며 즐겨왔던 삶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100평 비닐온실에서, 정원이 있는 이층집에서

그리고 이제는 전형적인 도심 한복판의 작은 창문만이 있는 오피스텔에서 꾸며보고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서 식물의 생육도 달라지기에 

여러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도 실패와 좌절을 하지만

자꾸 찾게 되는 것은 이유가 있지 싶어요.


자 오늘은 이틀 전에 심었던 채소와 허브 싹이 났는지 비닐을 한번 들어볼까요-

화분에 흙을 담고 물을 충분히 먹인 후

마른 씨앗을 심고 이 틀 정도 지나면

빨리 싹이 트는 무우나 상추 같은 것들은 금새 흙 위로 하얀 속살을 내비쳐요.

싹트는 좋은 조건이 온도 25도, 습도 100% 이기에 실내에서 비닐을 덮어 습도를 유지



이렇게 습도 유지를 하면서도

궁금하니까 쉴새없이 열어보고 들여다보기

실제로 비닐을 가까이에서 보면 송글송글 물방울이 맺힘



먼저 심었던 적환무(빨간무, 래디쉬)가 싹이 나는지 흙 위로 빼꼼-

세경지렁이농장의 '양철키친가든'

 


싹이 얼마나 자랐는지 눈으로 확인하겠다고

손은 못대고 분무기로 물을 칙칙 뿌려가며 뿌리 확인하기 ㅋㅋ

(여러분들은 이러지 마세요, 뿌리는 흙으로 덮어주어야 합니다 ㅜㅜ 호기심이 잘못했네 ㅋㅋ)





그 옆으로는 반년째 열심히 잎을 키우고 있는 바질,

이주에 한 번 수확을 하는데

수확할때마다 바질페스토를 한 번 해먹을 만큼 풍족해서

아마도 어느 환경에서나 잘 자라는걸 추천해달라고 하면 단연코 이 바질을 강추!

단, 저온에 민감해서 냉장고에 며칠 두거나 날이 조금만 추워져도 잎이 검게 변하기는 합니다.

그러니 실내에서 키우길 추천해요-




이름표 쪽으로 삐죽 나온것이 뿌리인데

보통의 식물은 씨앗이 물에 불어 통통해지면

씨앗 껍질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촉이 돋으며

그 촉은 흙 속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어 곁뿌리를 내며 안착하게 돼요

씨앗을 심고 이틀이 지난 적환무(빨간무, 래디쉬)




뿌리를 더 자세히 보겠다고 옆에서 찍어봤습니다.

귀여운 녀석들 ㅋㅋ

이 재미에 자꾸 씨앗을 심어요.

이런걸 '파종병' 이라고 합니다 ㅋㅋㅋㅋ



싹이 안 난 것들을 위해

다시 비닐로 잘 덮어주고

오늘의 점검을 마무리해요.



8년째 언제나 열일중인 곰분무기,

잦은 거주지 변경에도 어디로 사라지지 않고 잘 따라온 녀석



물이라고 써있는 이유는 시리즈로 알콜과 퐁퐁이 있어서 ㅋㅋ



작은 창문이 있는 오피스텔에서 빛과 주야간 온도차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광원은 바로 LED 인데



LED 칩이 박혀있는 판넬에서 빛이 나와 태양빛을 대신합니다.

결국 식물이 자라기 위한 광합성 과정에 필요한 빛은 반드시 태양이 아니어도 된다는 의미인데,

그 태양의 대체제로 많이 쓰는 것들이 바로 형광등, LED 에요.

그러니 빛이 부족하다면 탁상용 스탠드를 켜 주는 것도 방법이 되겠습니당~



이렇게 1인용 채소밭 혹은 키친가든의 연재를 시작하는 저는

생물선생님이자 요리사 그리고 가드너 입니다.


'열두달 베란다 채소밭'(조선앤북), 

그리고 '나는 직접 키운 채소로 요리한다'(경향미디어)의 저자이고

네이버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다가 이제 브런치에서 초록초록한 연재를 해보고자 합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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