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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경 Oct 13. 2024

짜지만 짜지 않은


오스트리아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빼놓지 않고 방문합니다.


나도 오스트리아 출장길에 또 음악여행으로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잘츠부르크보다 잘츠캄머굿을 더 좋아합니다.

볼프강 호수를 끼고 형성된 마을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잘츠캄머굿은 볼거리 먹거리 다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린 '잘츠'에 주목해야 합니다.

왜 지명에 다 '잘츠'가 들어갔을까요?


잘츠(Salz)란 '소금'이라는 뜻의 독일어입니다.



지난주에 독일로 출장 갔던 직원이 출장 끝나고 유럽 여행하고 돌아오면서

Salz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 선물을 보는 순간, 잘츠부르크와 잘츠캄머굿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두 도시가 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알프스 산 주변 도시이며

이 산에는 바위 암염 광산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금의 산지로 유명했기 때문에 도시 이름에 Salz가 붙은 겁니다.


Salz를 보면서

소금에 대해 생각여행을 떠나봅니다.


소금은 지상에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암석입니다.

과거에 소금이 무기로도 사용되었고

많은 문화권에서 신성시되었음은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소금은 우리 혀에 닿으면 짠맛을 느낍니다.

소금은 짠맛을 내는 주요한 식품이며

야채, 생선, 육류 등을 절이거나

미생물의 번식을 맞아 장기간 보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또 야채를 소금에 절이면 야채가 부드러워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금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몸에도 일정한 양의 소금이 필요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와 혈액과 근육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려면 나트륨 이온이 있어야 합니다.

소금은 이렇게 우리의 생명에도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그러나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 심장병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소금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께 들은 이 말을 써먹었습니다. 

학기 초 반장 선거 유세 중 

'소금 같은 사람, 소금같이 여러분께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라고 했고

이게 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금 같은 사람!

어느 곳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꼭 필요한 사람, 기둥 같은 사람이란 의미로 쓰이곤 합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며 귀감이 되는 사람을 보면

소금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합니다.


성서에도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되어라'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여기서 소금은 

생선이나 육류를 절이면 나쁜 균들이 근접하지 못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듯

늘 정결하고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라는 의미이며,

누구에게라도 쓰임을 받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데 인색하거나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에게도

'소금 같다'라는 말을 씁니다.

소금같이 짜다는 말로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입니다.


소유욕이 심해 내 가질 것에만 관심 있고

나의 욕심만 채우느라 남에게는 작은 것도 베풀 줄 모르는 사람에게

소금같다 라고 합니다.



이렇게 소금은 긍정적인 의미로도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입니다.


소금의 쓰임에 대해 글을 쓰며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 결핍의 순간에 나를 떠올려 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짜지 않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데 짜지 않고

웃음에 짜지 않고

칭찬하는데 짜지 않는 사람으로..

그렇게

욕심 차리는데만 마음두지 않는 성품으로 타인에게 귀감이 되는 소금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어디에서든 어느 곳에서든

부족한 이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는 넉넉한 소금 같은 사람!

짜지만 짜지 않은 사람!

그 사람이 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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