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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7월

by Pearl K Jul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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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분주하고 정신없던 6월이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여전히 당분간은 이삿짐 뒷정리와 이어지는 가족들의 집들이 초대로 분주할 것 같다. 바쁜 와중에도 듣고 싶은 연수들이 있어 여러 가지 교육과 연를 신청하여 평일 저녁과 주말 오전을 이용해서 수강하고 왔다.


   7월의 첫날은 그렇게 오전 연수로 시작하였는데, 이 연수를 꼭 신청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했던 독서대 만들기 시간이 오늘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목공을 전문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직접 나무를 자르는 것부터 시작하면 단번에 끝날 일이 아니었다.


   오늘의 독서대 만들기는 목공 공방을 운영하는 강사님께서 미리 준비해 온 재료에 사포질을 하여 모서리를 부드럽게 만들고, 위치에 맞게 나무와 나무를 나사로 연결하여 기본 모양을 잡고, 마지막으로는 공방의 인장을 찍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그저 약간의 사포질과 전동드릴을 이용한 나사박기 정도만 했을 뿐인데도 완성된 작품을 보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다. 강사님의 가르침 덕분에 모든 과정을 안전히 잘 해낼 수 있어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삶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지만 익숙해져 버리는 순간 첫 마음을 잃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던 태도는 사라지고,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사소한 일부터 심드렁해지고 더 이상 내 삶이 반짝거리는 것 같지 않아 깊은 상실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쩌면 어른들은 그래서 자꾸 라떼의 과거를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장 반짝이며 빛나던 순간을, 열정으로 불태우던 날들을, 사소한 것에도 즐거워할 수 있던 그때의 마음을 되찾고 싶어서 말이다. 특별할 것 없이 루틴처럼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의미 있는 한 가지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올해 내 삶에서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변화하고 있다. 아니 이미 익숙하던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덕분에 내게 정말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배우고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2003년에도 2013년에도 내게는 인생의 큰 변화가 있었다. 너무 힘든 시간도 지나 보니 귀했던 시간도 있다. 꼬박 10년 만인 2023년에 일어나고 있는 이 기분 좋은 변화가 싫지 않아서 다행이다. 남은 6개월도 꽉 채워서 매일 잔뜩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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