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행복

by Pearl K

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매번 다르지만 각각 다른 형태의 어려움이 존재하는 일이다. 어떤 날은 괜찮은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사소한 것들이 눈덩이처럼 커져 넘지 못할 커다란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날이었다. 아침부터 도서 관리 시스템이 먹통이 되더니 오후 늦게까지도 복구되지 않아 모든 도서의 대출 반납을 수기로 작성해야 했다. 한 번 꼬인 매듭은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들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동안 잠잠하던 스트레스 지수는 극한까지 끌어올려졌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만큼 한껏 예민해져 있었다.


그때 유리가 찾아왔다. 평소 겉으로 드러내는 밝은 모습과는 다르게 많이 우울해하고 힘들어해서 늘 마음이 쓰이던 아이였다. 그 아이의 사정이나 상황을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괴롭히는 걸 멈추어 주길.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조금 더 내어주길 마음을 담아 기도했다. 아주 자주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잠깐씩 다녀갈 때마다 우리는 서로에게 스며들었나 보다.


도서관을 찾아온 유리는 “선생님~! 저 선생님 보러 왔어요.”하며 잔뜩 뿔이 난 내게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내 손에 작은 선물 하나를 건네주었다. “이거 제가 선생님 드리려고 만들었어요. 예쁘죠?” 유리가 건네준 선물은 바로 손수 만든 네 잎 클로버 모양의 손뜨개 장식이었다.


갑갑하고 해결 안 되던 마음이 사르륵 녹았다. 해맑은 유리의 미소가 담긴 내가 좋아하는 예쁜 민트색의 네 잎 클로버 장식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세 잎 클로버는 행운을 네 잎 클로버는 행복을 말한다고 한다. 많은 시간 행운만을 기다리다가 현재의 행복을 놓치며 살았다. 유리가 건네준 작은 마음 덕분에 언제 올지 모르는 행운보다는 매일을, 지금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힘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 지난 근무지에서 만난 열두 명의 도서부 아이들이 이틀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1년 동안 수험생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모습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하루 전날 연락을 하려다 부담이 될 것 같아 당일에야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의 시험 결과와 관계없이 변함없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한다고 전해주고 싶었다. 고맙게도 몇몇 아이의 답신이 도착했다. 그 내용을 읽고 있으니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이렇게 아이들과 날마다 소소한 마음을 나누는 것, 내겐 그것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