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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Nov 29. 2024

폭설이 내게 남긴 것

예상 못한 폭설이다.


차량 커버를 주문했는데 아침에나 도착한다고 해서 임시방편으로 야외용 돗자리를 펼쳐서 차 앞유리와 보닛 위에 덮어놨다. 얼마 가지 않아 나가보니 돗자리가 바람에 날아가 있었다. 방법을 고민하다가 무거운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눌러줘 보기로 했다. 트렁크에서 적당한 걸 꺼내 돗자리 위에 안착했다.


   아뿔싸! 무거운 걸 올려놔도 자꾸 바람에 날아가는 바람에 아~ 망한 건가 했는데, 고맙게도 밤 12시가 되기 직전에 커버가 도착해서 자정에 나가 차에 얼른 씌웠다. 급하게 씌우느라 거꾸로 끼우긴 했지만 말이다. 아침에 혹시나 막힐 것을 대비해서 평소보다 2~3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눈이 잔뜩 쌓였지만 차 앞유리도 사이드 미러도 무사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야외주차의 두려움과 괴로움을 덜어낸 출근길이었다.


   평소에는 내가 퇴근하는 시간에는 지하주차장이 여유로운데, 이렇게 눈이라도 온다 하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차들로 이미 주차장은 만차에 최소 삼중 주차로 둘러싸이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덕분에 피치 못하게 야외 주차를 감행했는데, 차량 커버가 아니었다면 쌓인 눈을 긁어내느라 출근이 아주 늦어질 뻔했다.


   급히 추천받아 주문했는데 백미러에 걸어서 씌우는 거라 날아가지도 않고 고정이 잘 되어 좋고, 유리에 닿는 면은 부드럽고 눈이 쌓이는 쪽은 표면이 거친 부분이 있어서 눈 무게도 좀 덜어줄 것 같다. 진짜 잘 마련한 것 같다. 듣기로는 이번 겨울이 따뜻해서 눈이 많이 내릴 거라고 들었는데, 운전하기 좀 무섭긴 하지만 든든한 아이템 덕에 한결 수월해지겠다.


   주중에 여러 일정이 있어 눈 그친 와중에 조심조심 차를 끌고 갔다가, 주차공간에 잔뜩 쌓인 눈 때문에 헛바퀴가 돌고 차가 미끄러지는 경험을 다. 지난 주말에는 도로 위의 못을 만나 앞바퀴 펑크가 나더니, 이번 주는 눈 위에서 바퀴가 헛도는 걸 느끼다니. 곱씹어볼수록 머리끝까지 쭈뼛 서는 듯한 무서움이 찾아온다. 이번에야말로 눈의 무서움과 폐해를 확실히 경험한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운전하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안전 운전할 수 있게 연습해야지.


   이번 주 다음 주에도 간간이 눈예보가 있는데 모두 안전운전, 안전보행하셔서 넘어지지 않고 다치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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