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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9. 2016

<다가올 역사, 서양 문명의 몰락>

나오미 오레스케스

<다가올 역사, 서양 문명의 몰락>  나오미 오레스케스, 콘웨이


                              강 일 송


오늘은 가상의 역사로 현대 문명을 돌아다보는 글을 한 번 보도록 하겠

습니다.  우리 인류가 지금처럼 간다면 300년 후에는 반드시 현대 문명은 붕괴한

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인 나오미 오레스케스(1958~) 교수는 하버드 대학교 과학사 교수입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지질학 및 과학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과 국립과학학술원에서 자문역을 하고 지구 과학과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상의 역사를 통해 다가올 재앙을 예언한 이 책을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을 정확히 보게 해 줍니다.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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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시작된 이래 무수히 많은 사회가 융성했다가 몰락했지만, 무슨 일이

왜 일어나 그렇게 되었는지 뚜렷하고 자세한 기록을 남긴 경우는 “서양 문명”

이라고 불리는 21세기 민족국가들뿐이다.


로마제국과 마야 문명이 무너진 지 2,000년이 지나고 비잔티움 제국과 잉카

제국이 몰락한 지 1,000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고고학자, 종합 실패 분석가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서양 문명(1540~2093)은 스스로 종말을 예측할 능력이 있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예측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문명과는 다르다.


사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들의 지식이 무척 방대했다는 점, 그런데도 지식에

따라 행동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아는 것이 힘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서방 세계는 몰락하기 거의 100년 전에 이미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대기의

열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3단계에 걸친 산업혁명을 지나며 이산화

탄소 배출량은 크게 늘었다.  처음에는 영국(1750~1850), 그다음은 독일,

미국, 나머지 유럽 국가, 일본(1850~1980), 마지막으로 중국, 인도, 브라질

(1980~2050)에서 산업혁명이 진행되었다.


20세기 중반 자연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이론적

으로 지구 온도가 올라갈 수 있음을 인식했다. 그러나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때까지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대부분

과학자들이 대기를 용량이 무한한 하수구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는 흔히 “오염은 희석으로 해결된다.”고들 했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대기라는 하수구는 곧 꽉 찼고 “희석”만으로는

오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농도가 아주 낮을 때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도 있었는데,

유기염소계 살충제(DDT)와 염화불화탄소(CFC, 일명 프레온가스) 같은 것이

그랬다.   사람들은 DDT가 물고기, 새, 포유류의 생식기능을 교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70년대 과학자들은 CFC가 성층권의 오존층을

파괴하리라고 정확하게 예측했다.


1980년대 후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서

기후, 바다의 화학적 성질, 생태계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므로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위험이 있음을 인식했다.

많은 사람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탄소계 연료를 쓰지 않는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가들은 1988년을 반암흑기의 시작으로 본다.  그해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IPCC)라고 불리는 조직이 설립되었다. 1992년에는 “인류가

야기한 위험한 기후 혼란“을 막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이 통과되었다.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반발이 일어났다.

막대한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목소리는 대부분 미국에서 나왔다. 일부 국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국제협력의 틀로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다른 나라들도 미국의 뜨뜻

미지근한 태도를 핑계삼아 파괴적인 개발을 계속했다.

20세기 후반이 되자 미국 정치지도자들을 비롯하여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태도가 널리 퍼졌다.


이때 다른 방향을 취한 나라도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인구 조절 정책을

쓰면서 탄소연료가 아닌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경제체제를 전환해갔다.

하지만 2050년이 되자 그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다른 나라들도 중국의 뒤를 따랐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

졌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다. 2000년대 초에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때문에 재앙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화재, 홍수, 허리케인, 폭염 등이

심해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계속 무시했다.


2009년은 서방 세계가 스스로를 구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

각국 수장들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이루어진 뒤 15

번째로 다시 모여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강제성이 있는 국제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그 2년 전에는 IPCC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이 인류가 일으킨 온난화가

“명백”히 진행중이라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회의가 열리기 직전 IPCC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연구에 의혹을

제기하는 대규모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석유회사들이 이런 움직임을 대대적으로

지원했는데, 그때 석유 회사들은 연간 수익은 대부분 국가의 GDP보다 많았다.


한편 기후변화는 점점 심해졌다.  2010년 러시아에서 여름 기온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이듬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25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2012년은 미국에서 “겨울이 없었던 해”로 불렀다.

2023년은 “여름이 끝나지 않은 해”라고 널리 알려졌다. 그 때 열파는 세계적으로

5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화재, 흉작, 가축과 반려동물 폐사 등으로 5,000억

달러에 이르는 피해를 입혔다.


기온이 올라가자 실내 온도조절 등에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해야 했고 결국 더

강력한 폭풍, 더 큰 홍수, 더 질긴 가뭄이 찾아왔다.  이렇게 빤한 일이었는데도

스스로를 계몽의 자식이라 일컫던 이들에게는 무지와 부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를 “반암흑기”라고 부른다.


탄소중립(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나무를 심거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지원함으

로써 배출을 상쇄하여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 사회로 전환하려면

21세기 초에 바로 행동에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그 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에너지 전환이 긴급하다는 사실이 확실해졌을 때, 세계 온실가스 방출량은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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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난 이 책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서 강력하게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지구 온난화의 위험과 그 재앙을 알고 있음에도 인류는

제대로 제 시간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금 21세기 초에 확실히 행동에 나서지 못하면 다음 세대는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도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유엔기후협약을 가장 성실히 지켜야

할 최강대국 미국이 가장 비협조를 합니다.

그리고 거대 기업인 석유회사들의 방해공작이 행해집니다.

인류는 생존 앞에서도 경제와 효율, 이익을 우선시하다가 스스로의 파멸을

앞당깁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G2 두 강대국 중 미국은 기후협약에 참여하기를

거부하였지만 중국은 다양한 정책으로 미래 기후재앙에 대한 대처를

잘 하고 있습니다. 의외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미래의 세계에서 지금이야말로 이 거대한 흐름을 바꿀 마지막 기회

라고 웅변하고 있네요.  빙하가 녹아서 저지대는 거의 잠기게 됩니다.

네덜란드라는 나라는 사라져서 역사책 속의 기록으로만 남습니다.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도 반 이상 잠기게 됩니다.  


지금 당장 나의 세대에서 일어날 일이 아니란 이유로, 지금 당장 자기 사업

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지금 당장 표시가 나는 일이 아니란 이유로

우리는 명약관화한 미래의 재앙을 애써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류의 집단 지능과 집단 도덕심, 공동체 의식이 시험받고 있는 현시대입니다.

우리의 미래 자녀들, 후손들을 위해서 인류가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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