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히로시
<나를 위한 교양수업> 세기 히로시
강 일 송
오늘은 “리버럴 아츠(Liberal Arts)" 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들어보신 분도 있으실 것이고 생소한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세기 히로시(1950~)로 동경대학교 법학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79년부터 법관으로 재직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옵니다.
메이지대학 법과대학원 전임교수로 있으면서 자연과학, 인문사회과학,
문학, 음악, 영화 등에 대해 넓고 깊은 지식을 갖추고 많은 책을 저술한
리버럴 아츠에 통달한 지식인입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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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리버럴 아츠(Liberal Arts)의 기원을 본다면, 그리스,로마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당시 자유인(노예를 소유할 수 있는 사람, 즉 노예가
아닌 사람)이 배워야 할 자유 칠과(Seven Liberal Arts)를 뜻하는 말이
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문법학, 수사학, 윤리학, 산술, 기하학, 천문학, 음악을 가르키며,
요즈음으로 치면 대학의 교양과정에 속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폭넓은 기초적 학문과 교양”
리버럴 아츠는 특히 횡단적 공통점과 연결을 중시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아있는 교양을 몸에 익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다음 그것을 횡단적으로
다른 분야와 연결을 시켜 넓은 시야와 독자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스스로의 힘으로 사고할 수 없으면 인생을 주체적으로 개척할 수 없으며
사회나 국가를 위해서 새롭고 자유로우며 풍부한 틀을 짜기도 어렵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이러한 교양, 즉 리버럴 아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지만, 그것을 통합할
수 있는 지식과 방법, 그리고 폭넓고 왕성한 호기심이 부족하며, 사고하는
힘이 약합니다.
지침에 따라서 재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지만,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에는 서투릅니다.
사실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선진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뛰어난 소질을 갖추어야 할 젊은이들이 교육,수험제도 또는 정보사회의 문제
등에 눌려 제한된 능력만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무척이나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저는 동경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후 판사가 되었습니다. 판사 생활 중에
민사소송법 연구와 일본 법제도의 법사회학적 연구에 열중했고, 이후
철학자, 사상가, 예술가, 언론인, 편집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
를 하면서 저의 전문 분야 외의 것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저의 경력과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지식으로서의 리버럴 아츠와 그것을
배우는 법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리버럴아츠로서의 교양이 지니는 중요성을 설명하면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저는 어려운 얘기에는 관심이 없고 듣고 싶지도 않아요. 시간이 나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거든요. 정신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꼭
교양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지식이 생겼다는 마음에 자기만족
이나 자만심에 빠지지 않을까요?
어려운 책보다 만화대사 한 줄에서 더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고 만화
에서도 똑같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이 학생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틀린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교양을 “내가 남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난해한 지식의 축적,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는 사뭇 동떨어져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이라고 못을
박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교양은 고리타분하고 틀에 박힌 것, 또는 자기가 아는 것을 과시
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학생이 말한 만화도 훌륭한 교양의 한 분야
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전 교양서보다 동시대의 예술을 만화책의
대사 한 줄이 더 직접적으로 ‘진리’를 전달할 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시대를 초월해도 사라지지 않는 고전의 강인한
사고나 메시지가 주는 힘과, 생생한 대중감각이 뒷받침하는 동시대 대중
예술이 전하는 메시지가 주는 힘을 모두 놓쳐버리게 만듭니다.
내가 생각하는 교양의 가장 중요한 성격은 무경계, 무장르의 횡단적
공통점입니다. 즉, 장르에 상하 구별이 없으며 어떤 구별도 절대적이라고
보지 않는 것이지요.
그리고 리버럴아츠 전체를 관통하는 기반과 그 작품의 본질, 또 그것을
평가하는 작업은 지적인 동시에 감각적입니다.
리버럴 아츠의 여러 장르 중 자연과학을 한 번 보겠습니다.
자연과학은 인간과 세계의 존재 양상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관점을
얻게 해줍니다. 생물학, 뇌신경과학, 정신의학, 천문학 등의 연구가
진전되면서 일찍이 철학이 차지하던 영역의 많은 부분을 다루게 됩니다.
나는 인문 사회쪽에 속한 사람이지만 최근에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나의 경험주의적 사고방식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근대 이후로 서서히 체계화되고 있는 인문사회 영역은 대체로 자연과학을
규범으로 삼으며 연구가 진행되지만, 자연과학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주장의 근거가 되는 실험의 정밀도나 검증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학문의 시초였던 철학은 그 주류인 연역적 방법으로는 도저히 실험하고
검증할 수 없는 논리나 머리로 시작해서 머리로 완결되는 논리를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과 세계의 성립과정을 알기 위해 리버럴 아츠를 접하려고 한다면
실험의 정밀도나 검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커다란 결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윤리학 영역에서 벌어지는 논의에서 이런 결점이
두드러지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인문사회 분야의 학자가 종종 생물학자나 다른 과학자의 주장이 근거
없고 터무니없으며 인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편견이 가득하다고 비판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쓴 글을 꽤 읽어 본
내 눈으로 보면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인간과 세계의 성립을 알기 위해 리버럴 아츠를 배울 때는
자연과학에서 확실한 정보를 얻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리버럴 아츠에 대해서 정리해 보자면,
리버럴 아츠를 통해 여러 가지 수많은 정보, 지식, 감각 등을 종합하고
다양한 관점들 사이를 이동하면서 유연하고 강인한 사고력, 상상력,
감성을 익힐 수 있습니다. 또한 통찰력과 직감에 따라 본질을 파악하는
사고방식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살아가는 힘, 살아가는 즐거움, 사고하고 느끼는 즐거움을
키워주고 인생에서 자기를 실현하게 하는 중요한 토대를 만들어 줍니다.
현대인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은 돈이나 세속적인 성공에 머물지
않으면서 삶의 다양한 가치와 풍요로움, 미묘하면서도 오묘하고 정묘한
맛을 추구하는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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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리버럴 아츠” 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도 “우리는 언제나 리버럴 아츠와 테크놀로지
가 교차하는 지점에 존재해 왔다“라고 했다 하지요.
리버럴 아츠는 말그대로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해주는 학문이기에
인문학에다가 자연과학까지 포함된 굉장히 폭넓은 학문세계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판사이면서도 다양한 호기심으로 여러 학문의 영역을 아우릅니다.
그리고 현대인에 있어서 돈이나 성공보다, 살아가는 즐거움과 사고하는
즐거움, 자아를 실현하는 기쁨 등을 더 중요시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리버럴 아츠를 익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스, 로마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리버럴 아츠를 본다면 고대에서도
진정한 자유인으로 서려면 많은 공부를 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물며 현대에서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저자의 주장 중 개인적으로 특히 공감하는 부분은 인문학자들이 자연과학에
가지는 태도와 관련해서입니다. 과거의 철학이나 심리학 등을 본다면
지금의 뇌과학, 생명과학의 기초지식이 전혀 없던 시절에 쓰여진 것들이라
그 당시의 입장에서라면 천재적인 발상일지 몰라도 현대 뇌과학이나 생명
과학의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본다면 수많은 오류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도 인문학자들이 과학적인 팩트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더 많지요.
판사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독서를 통해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을 갖춘
저자를 보면서, 리버럴 아츠의 중요성을 더 깨닫게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