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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Oct 13. 2016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최진기의 교실 밖 인문학" 중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최진기

- “최진기의 교실밖 인문학” 中

     


                        강 일 송           


     

오늘은 대표적인 인기강사이자 다양한 인문지식을 책으로 펴내 베스트

셀러를 여럿 가지고 있는 최진기대표의 책을 보려고 합니다.

그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오고 한림대학교 사회과학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오마이스쿨 대표이사이며 이투스 강사로 사회탐구 영역

점유율 1위의 인기강사입니다.

     

저서로는 <지금 당장 경제학>,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동양 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최진기의 뒤죽박죽 경제기사> 등

다양한 책들이 있습니다.

     

오늘 그의 책 중 “최진기의 교실밖 인문학”을 보려고 하고 내용에 나오는 여러

철학자 중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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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돌프 아이히만(1906-1962)

     

1961년 12월, 이스라엘의 재판정.

구름같이 몰려든 기자들이 한 남자를 찍고 있었다.

작은 키에 듬성듬성한 머리카락, 주름진 얼굴... 평범한 50대 백인 남자로

보이는 그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전 세계에서 몰려든 기자들이 이렇게 난리였던

것일까?

     

이 남자의 이름은 아돌프 아이히만.

아이히만은 나치 친위대 대령으로 독일이 점령한 유럽 여러 지역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을 체포하여 강제로 이주시키는 일을 했다.

1945년 독일이 항복한 뒤, 아르헨티나로 도망가 숨어 살았다. 그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교의 자동차 공장에서 기계공으로 일했다. 이름도 리카르도 클레멘트

로 바꾸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1960년 5월, 이스라엘 정보 기관인 모사드가 아이히만을

체포하여 이스라엘에서 전범 재판이 열렸다.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100명이 넘는 증인들은 자신들을 강제 수용소로 보낸

아히히만을 증언했다. 유대인을 강제 수용소에 보내고 학살한 죄, 전쟁을 일으킨

죄 등 아이히만의 죄명은 15가지가 넘었다.

재판장이 스스로 변론할 시간을 주자, 아이히만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오. 나는 무죄요.”

“나는 유대인에 대한 증오나 연민 등 사사로운 감정이나 판단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오. 오직 국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오. 당시의 보편적인 기준에 충실히

행동했던 것이오.”

     

◉ 무죄를 주장하는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1906-1975)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철학자이자 사상가이다.

1933년 나치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어 심문을 받고 풀려나기도

했으며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당시 아렌트는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특별 취재원 자격으로 예루살렘으로 가서

재판을 취재했다.

     

먼저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파고들었다.  한때 정유회사 직원

이었던 아이히만은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아이히만은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이고 책임감

있는 아버지였다. 그는 상부의 명령, 법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일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넣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의 의미를,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대인의 입장을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죄는 ‘사유의 불능성’, 그 가운데서도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한 무능함이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죄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무지가 악으로 연결될 경우, 이처럼 끔찍한 인류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사유 불능성과 악의 평범성

     

만일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독일을 지배하지 않았다면, 아이히만이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치의 공무원인 아이히만과, 자상한 아버지인 아이히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일까?

나치 공무원으로서 잔혹한 일을 했지만, 가장으로서 그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성이나 양심은 사회적인 여건에 따라 나타난다.”라고 주장

했다.  인간은 보편적인 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이처럼 인간성이나

양심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까?

한나 아렌트는 그 이유를 인간의 복수성, 사유 불능성, 악의 평범성으로 설명했다.

     

@ 인간의 복수성

인간은 자연적인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이다.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각

사회적인 공간에 맞게 사회적인 존재로서 행동한다.  한 사람 안에는 여러 가지

개성이 함께 있다. 이를 복수성이라 한다.

그래서 사람은 사회적인 여건에 따라 인간성이나 양심이 달리 나타난다.

     

@ 사유 불능성

회사, 학교, 가정 등 각 사회는 그 사회가 공유하는 특수한 지식이 있다.
 흔히 ‘상식’이라고 말하는 것 말이다. 국가에서는 국민으로서의 상식이, 회사에서는

직장인으로서의 상식이, 학교에서는 학생으로서의 상식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상식에 맞게 행동하려는 습성이 있다.

인간은 보편적인 이성을 통해 생각하는 존재이지만, 보통은 상식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 사회의 상식에 따라 행동하면, 현실의 일을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남에게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적어지기 때문이다.

     

아이히만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속한 사회의 상식을 따랐다. 단 한 번도

조금도 상식 밖에서 생각하지 못했다. 유대인을 죽이는 일이 범죄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이히만은 타인의 관점에서 사유할 능력이 없었다.  의지도 없었고 판단도 하지

않았다.  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유대인 학살이라는 끔찍한 일은 결국 아이히만, 아니 독일 국민들의 사유 불능성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 악의 평범성

나치 독일은 유대인의 평등과 차이를 이해하려 들지 않았고, 그들을 부정했다.

당시 독일에서 유대인 이주는 평범한 일이었고, 나치에 속한 사람들은 유대인

인종청소를 아무 사유 없이 상식으로 받아들였다.

유대인 학살이라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던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국가의 명령에 따르며, 아무런 사유없이

자신들의 행동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이처럼 악을 날마다 성실하게 반복할 수 있다.

아이히만과 같은 독일 국민들은 인간으로서의 윤리관이 둔해져서 악에 이용당했다.

또한 습관적으로 악을 돕고, 인간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악한 일을 했다.

아렌트는 이를 악의 평범성이라고 불렀다.

     

◉ 우리 옆에 있는 악의 평범성

     

우리는 매일 뉴스에서 악의 평범성을 볼 수 있다.  전쟁이나 학살처럼 끔찍한 상황

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반 친구를 보면서도 못 본 척하는 학생들, 부정을 저지른

정치인, 막대한 세금을 내지 않고 불법을 저지르는 재벌...  

내 일이 아니니까 못 본 척하고, 괜히 나섰다가 피해를 볼까 봐 못 본 척하고, 권력

에 의해 없었던 일처럼 어물어물 덮이곤 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분노하다가

나중에는 점점 무감각해져서 이렇게 내뱉기도 한다.

     

‘뭐, 다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과연 이 세상에서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을까?, ‘나답게’ 세상을 살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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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진기의 “교실밖 인문학”의 내용 중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사회탐구 영역의 대표 인기강사인 최대표의 글들은 아주 선명하고

명쾌합니다. 강의도 알아듣기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오늘 이 책을 보더라도 소크라테스부터,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홉스, 루소를

거쳐 존 롤스, 미셀 푸코, 한나 아렌트까지 철학의 여정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

고 있습니다.

     

오늘은 “악의 평범성”이 주제입니다.  나치의 전범인 아이히만이 법정에 섰을 때

사람들은 악의 화신처럼 생기고 나쁜 인생을 살아온 인간을 보리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너무나 평범하고, 가정에서는 오히려 자상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국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한 죄밖에 없다고 주장을 하였는데, 이를 두고

한나 아렌트는 그에게 “사유 불능성”의 죄가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복수성으로 인해 자기가 속한 사회에 따른 다른 인간성이나 인격이 존재

할 수 있고, 그 사회가 요구하는 상식에 따른 행동은 인간은 하게 됩니다.

     

사실 나치 시대의 독일 국민 수천 만명은 아이히만의 잠재적인 동조자요 공범이

라 할 수 있습니다. 나치 뿐 아니라 지난 시간 이야기한 키오스 섬의 대학살같이

오스만 투르크의 병사들이 키오스 섬에서 학살을 저지를 때, 그 병사들도 사실

아이히만과 같은 입장에 처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집에서는 자상하고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이라도 병사로서 국가의 명령을 받으면

엄청난 범죄도 아무런 가책 없이 충성이라는 이름 뒤에서 벌일 수 있는 것이지요.

     

다시 한번 입장을 바꾸어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 중 누구라도 그 시대의 나치

의 한 국민으로, 오스만 투르크의 한 국민으로 국가의 명령을 받으면 거의

대부분은 지금 돌이켜 보았을 때의 범죄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이요, 사회의 속성입니다.

과연 아이히만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했어도 이를

스스로 멈출 수 있었을까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인간의 한계란 무엇인지, 어떻게 이 세상이
더 정의롭고 따뜻한 인간의 원리에 의해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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