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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세계사, 음식이 만든 역사>(2)

by 해헌 서재

<진짜 세계사, 음식이 만든 역사>(2) 홍성철


★ 코코아는 신들의 음식, 빵과 소금을 함께 먹은 사이,

에피쿠로스와 미식가


강 일 송


오늘은 세계사를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살펴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1편에서 감자가 세계의 기아를 구한 역할을 보았고, 또한 너무 비중이

높아진 한 작물이 전염병으로 무너졌을 때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

지도 보았습니다.

또한 몽골의 침략으로 따라 들어오게 된 독일의 햄버그스테이크 이야

기도 흥미로웠고, 노르망디공이 영국에 왕실을 세우면서 고영어에

노르만디어가 삽입된 이야기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코코아과 빵, 소금, 미식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

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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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아는 신들의 음식


신대륙이 원산지인 식용식물에는 감자, 토마토, 고추, 옥수수, 강낭콩 등

이 있었고, 이외에도 고구마, 돼지감자, 카사바, 단호박, 아보카도, 파인

애플, 땅콩, 그리고 카카오와 바닐라가 있다.

카카오로 만드는 초콜릿은 지금은 ‘먹는’ 것이지만, 중미에서 원주민들이

재배하기 시작한 카카오는 수천 년 동안 ‘마시는’ 음료였다.

영양가가 높고 약리 작용도 있는 카카오는 열매 한 알 한 알이 화폐

구실을 할 정도로 귀한 물건으로, 마야나 아스테카 문명을 이룩한 원주

민 사회에서는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이 마시는 특별한 음료였다.


1521년 스페인 사람 에르난 코르테스(1485-1547)가 이끄는 군대가 아즈

테카의 수도를 멸망시키고, 코르테스는 그 지역에서 알게 된 카카오와

바닐라를 본국으로 가져갔다. 이윽고 스페인에서는 꿀이나 설탕, 바닐라,

시나몬으로 맛을 낸 음료 초코라떼가 상류 계급으로 퍼져갔다.

이 음료가 프랑스에서 쇼콜라로 알려진 계기는 17세기에 루이 13세와

루이 14세가 스페인에서 왕비를 맞이한 데 있다.

그리고 스페인어 초코라떼의 어원은 아즈테카 사람들의 언어인 나우아틀

어로 '쓴 물'을 뜻하는 chocolatl이다. 지금도 스페인에서 초코라테라고

하면 고형 초콜릿이 아닌 코코아보다 약간 진한 초콜릿 음료를 말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따뜻한 초코라테와 가늘고 긴 도넛인 추로스를 아침

식사 대용이나 간단한 식사로 즐긴다.


◉ 빵과 소금을 함께 먹은 사이


빵은 소금과 함께 아주 귀중한 양식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함께 빵을

먹는 것이 동료, 즉 컴패니언이다. 소금도 마찬가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속담에도 있듯이 소금을 함께 먹지 않고서는 서로를 알 수 없다."라고 했다.

"함께 소금을 핥아먹었다."는 건 한솥밥을 먹은 사이라는 뜻이다.


또한 빵과 소금은 환대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등지에서는 지금도

손님이 먼 곳에서 오면 보리 이삭과 소금을 쟁반에 담아 환영한다고 한다.

빵과 소금을 잊는다는 것은 은혜를 잊는다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빵과 소금은

환대의 의미이다.


반대로 손님을 냉대한다는 뜻으로 '식은 어깨고기, cold shoulder'라는 말을

쓴다. 여기서 식은 어깨 고기는 식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맛없는 요리를

상징한다. 반가운 손님이라도 너무 오래 머무르면 '식은 어깨고기'를 냄으로써

빨리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넌지시 비치는 것이다.

단, 현대 미국에서는 cold shouler는 어깨고기가 아니라 어깨를 쳐서 넘어뜨

리다, 어깨를 돌린다 등에서 나오는 말로, '푸대접'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 에피쿠로스는 미식가가 아니었다.


식도락, 미식가를 흔히 구르메,gourmet라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이 구르메

라는 프랑스어는 예전에는 '술맛을 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이와 닮은 구르망,gourmand이라는 단어는 식도락보다는 대식가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구르메와 구르망의 차이를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식도락가라면 당연히 많이 먹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는 별개로 에피퀴르,epicure 라는 단어가 있다. 에피퀴르는 최고의 음식

을 최고의 자리에서 맛보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또한 세련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쓴다. 일반적으로 '에피쿠로스파, 쾌락주의자'라고 번역

하는 에피퀴리앙,epicurien과는 약간 어감이 다른데, 어원은 모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에서 유래한다.


에피쿠로스는 기원전 342년 소아시아에 인접한 사모스 섬에서 출생했다.

아버지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아 아테네를 방문하였고, 지방에서 교편을 잡은

뒤, 아테네로 정착을 위해 돌아왔다.

그는 훗날 '에피쿠로스의 정원'이라고 부르는 학교를 열고, 연구와 교육에

힘썼다. 이 학교는 처음으로 여학생을 받은 학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 학교에서 추구한 진리 중 하나는 '쾌락'은 선이라는 것이다. 쾌락은

다른 것과 비교해서 얻을 수 없는 선이며, 이것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는 것이

인생의 목표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먹는 것과 관련해서는 배가

가득찰 때까지 맛있는 것을 먹거나 마시는 것이 선이 된다.


하지만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은 현명하면서도 자제심을 바탕으로 한 풍요

로운 생활이었다. 그의 철학은 지적이어서 상류 계급 사람들에게서 인기를

끌었다. 그의 철학은 그리스 시대를 거쳐 로마 시대에 상당한 인기를 얻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쾌락을 추구하는 가운데 절도라는 단어가 잊혀지고 퇴폐로

이어졌다. 이렇게 하여 그의 철학이 단순히 쾌락주의로 잘못 해석되었던 것이다.

에피퀴르라는 단어도 단지 '식도락'으로 해석해 버리면 에피쿠로스의 참뜻

과는 거리가 멀어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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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식을 통한 세계사 보기 두 번째였습니다.


달디단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역사적으로는

쓰디쓴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무자비한 침략과 약탈로 한 문명이 몰락

하였고 이 때 유럽으로 가져간 것이 카카오였지요.


과거 빵과 소금은 환대의 상징이었네요.

소금은 귀하디 귀해 화폐나 급여지급의 도구로

사용되었고 빵과 소금을 잊는다는 것은 은혜를

잊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반면 냉대한다는 의미는 cold shouler였네요.


마지막 글은 에피쿠로스와 미식가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최고의 미식가를 의미하는 에피퀴르의

어원이 에피쿠로스였습니다.

쾌락주의자로 알려진 에피쿠로스는 말초적인 쾌락

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자제심과 절제를 포함한

의미의 쾌락을 말하였기에 에피퀴르를 단순한

식도락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는 말을 저자는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아는 말이나 사물에는 숨어 있는 유래나

여러가지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오늘도 추운 날씨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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