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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칙

by 해헌 서재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칙

강 일 송

오늘은 심리학책 중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설득의 심리학”
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세계에서 250만 부가 판매되었고, 출간된 지 33년이 지난
지금도 아마존의 500대 서적 목록에 있다고 합니다.

로버트 치알디니(1945~)교수는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심리
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
의 심리학과 석좌교수로 이탈리아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던 밀워키시의 폴란드인이 많은 동네에서 자란 배경이 사회적
영향력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오늘 설득과 관계되는 심리학 이야기를 몇 가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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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싼 것 = 품질이 좋은 것?

애리조나 주의 한 인디언 보석 가게에서의 일이다. 오랫동안 재고로
남아 있던 터키옥을 팔기 위해 주인이 출장가기 전 점원에게 간단하게
흘려 쓴 메모를 남겼다.
“진열되어 있는 터키옥을 모두 반값에 처분하세요.” 며칠 후 출장에서
돌아와 보니 터키옥의 재고는 모두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배인은 그녀의 글씨를 잘못 읽어서 2배의 가격에 팔라는 것으로 이해
하였고, 더욱 놀라운 일은 기존보다 2배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팔리지 않던 터키옥이 3일만에 모두 팔려버린 사실이었다.

대부분 부유층에 속하는 관광객들은 터키옥에 관한 지식이 별로 없
었기 때문에 그들의 구매결졍에 있어서 “비싼 것=품질이 좋은 것‘이라
는 일반적 기준을, 즉 고정관념을 사용했던 것이다.
사실 많은 연구 결과가 사람들이 제품의 품질을 판단할 때 이러한
고정관념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관광객들이 비록 분명하게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보석 구입의
상황에서 ‘의사결정의 지름길’이라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자동화되고 고정관념화된 행동은 우리 인간의 삶을 유지
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에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쉴새없이 변화하는 복잡다단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기에 생존을 위해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을 매우 효율적으로
단순화시키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로 인한 실수의 가능성
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했다면,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라는 지름길 법칙을 생각해 보자. 이는 “권위의 법칙”인데, 우리는
어느 특정 주제에서 권위를 지닌 한 개인의 말고 지침을 생각 없이
수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라는 그 지위에 무작정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

★ 대조효과 (Constrast Principle)

이 효과는 차례로 제시된 두 사물 사이의 차이점을 인식하는 과정
에서 나타나는데, 나중에 제시된 사물이 처음에 제시된 사물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면, 우리는 나중에 제시된 사물과 처음에
제시된 사물의 차이를 원래 실제의 차이보다 훨씬 크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우 아름다운 여자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보통 외모의 여자 친구가 갑자기 초라해 보이는 경우가 있고,
백화점의 옷 판매점에서 판매원들은 처음에 가장 비싼 제품을 먼저
보여 주라고 교육받는다. 가격의 대조효과 때문에 실제 사는 상품
의 가격이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잠재고객에게 집을 보여줄 때 항상 가장 나쁜
집부터 보여준다. 그 집을 “올가미집”이라고 한다.
대조효과에 의해 다음 집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원도 대조효과를 이용하는데, 그들은 새차의 가격에 대한
흥정이 끝나기 전까지 절대로 옵션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흥정이 끝나면 비로소 이런 저런 옵션의 장점에 대해 소개하기
시작한다.

★ 상호성의 법칙

어떤 대학의 교수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성탄절을 맞이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를 선정하여 카드를 만들어 보냈다. 그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얼마만큼의 답장이 올까 궁금했는데 놀랍게도 엄청난 양의 카드가
그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로부터 답신되었다.
그들은 그저 카드를 받으면 무조건 답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었다.
이처럼 “상호성의 법칙”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인 리키(Leakey)는 상호성의 법칙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가 인간답게 된 것은 우리의 조상들이
가진 음식과 기술을 서로 나누는 방법을 습득하였기 때문인데,
이는 “의무의 완수라는 네트워크”에서만 가능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미래지향성에 기초하는데, 이러한 것이 채택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누구라도 안심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음식이나
땔감을 제공하는 등의 호의를 베풀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호의는 나중에 자신이 그러한 호의를 필요로 할 때 되받
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신은 인류의 역사를 자기 혼자 모든 것을 생산하고 소비
하는 자급자족의 원시 사회로부터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역사회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켰다.

그 후 인류는 상호부조, 선물 교환, 집단 방어, 그리고 상호무역
등의 다양하고도 세련된 상호협조 체계들을 발전시켜 마침내 오늘
날의 성숙된 사회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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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명한 심리학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이 책은 이미 읽어
보신 분이 많으실 줄로 생각합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된 데는 뭔가 이유가 있겠지요.
인간은 어떤 기제에 의해 설득당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되는 가에
대해 이 책은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이야기는 터키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지식
이나 정보가 부족할 때는 "비싼 것=좋은 것"이라는 기제를 자신도
모르게 사용합니다.
또한 전문가나 권위자가 이야기 하면 설득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광고에 보면 의사가운을 입었거나 정복을 착용한 전문가들
이 많이 등장하지요.
이러한 고정관념은 평소에는 복잡한 세상에서 상당히 편리하고
유용한 지름길(short cut)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도 늘 상존합니다.

두 번째는 "대조효과"를 보았습니다. 이러한 기제는 마케팅에서
응용을 많이 하는군요. 백화점에서 처음에 아주 비싼 상품을 보여
주고 다음 상품을 보여주면, 처음에 싼 가격의 상품을 보여준 것보다
잘 팔릴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집을 매매할 때는 가장 좋지 않은
집을 보여주고 팔려고 하는 집을 보여주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상호성의 법칙"인데, 요즘 할인마트에 가면 너도나도
시식코너가 있습니다. 저렇게 내어 주면 될까 싶지만 상호성의 법칙
에 의해서 시식을 하지 않은 경우보다 매출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상품의 판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인류학자
에 의하면 "상호성의 법칙"이 작동되는 사회는 힘든 이에게 빌려 주거나
도와주고, 나중에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호혜성의 공감이 있기에
성숙된 신뢰사회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이 내용 외에도,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등이 있는데, 다 소개는 하지 못하니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일독을 권유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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