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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는가>

김대식의 <빅퀘스천> 中

by 해헌 서재

<인간은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는가> 김대식
-- 빅퀘스천 中
강 일 송

오늘은 카이스트 김대식교수의 “빅퀘스천”의 내용 중 한 파트를 보려고 합니다.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인데, 그 중 "인간의 책임"에 관한 부분을 보겠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뇌과학자이자 만능 지식인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1969~) 일찍 어릴때 독일로 이민을 가서 초중고를 마치고
다름슈타트공대에서 학사를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
에서 석박사를 합니다. 이후 미국 MIT에서 뇌인지과학 박사후 과정을 밟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로 근무하였습니다.

보통의 인문학자의 시각과 전혀 다른 팩트를 바탕에 깔고 있는, 또한 흥미를 이어
가게 하는 글솜씨도 대단한 학자입니다.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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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12월 13일, 중국 국민당 정부가 충칭(重慶)으로 도피한 후 수도 난징
(南京)에 갇혀 있던 시민들은 일본군의 사냥감이 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총살당하거나 매장이 되고, 매일 수천 명의 여자들은 강간당하였으며 난징의
시민은 아무 이유없이 죽일 수 있는 벌레와도 같았다.

아사카노미야 야스히코는 일왕 히로히토의 삼촌뻘로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
현장 책임자였다. 프랑스 유학당시 아르데코(Art deco)에 빠져 도쿄에 멋진
아르데코 집까지 지은 사람. 그는 난징에서 “모든 포로를 사살하라”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일본의 항복이후, 공공연하게 자신은 아무 책임이 없고, 참모가 몰래
저지른 일탈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왕족이기에 면죄받고, 우아하게 골프장
설계하고, 93세에 편안히 자연사한다.

난징에서 학살이 일어나고 있을 무렵,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독일의
‘멩겔레’는 나치 친위대에 가입한다. ‘인종위생학자’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 민족의 절대 우월성을 주장했던 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멩겔레는 1943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의무관이 된다.

그는 수용소의 절대신이었다. 멩겔레는 항상 웃음으로 가득찬 얼굴 덕분에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쌍둥이 유전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의과학’이라는 이름아래 쌍둥이를 서로 꿰매 샴쌍둥이를 만들고
아이가 울면 설탕을 주며 달래다 벽에 던져 머리를 깨뜨리고, 몸을 해부
했다.

하지만 그도 전쟁 후 유럽에서 빠져나와 남미에서 사업으로 승승장구한다.
이름도 볼프강 게르하트로 바꾼 채.
이후 멋진 목장에서 살다가 67세에 뇌졸중으로 한 세상을 마친다.

전쟁포로로 마루타 실험한 것으로 유명한 관동군 731부대 이시이 시로
중장도 전쟁 후 인자한 소아과 의사로 평화롭게 살다가 67세에
식도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사카노미야, 멩겔레, 이시이, 히로히토, 히틀러.
그들에게는 교집합이 하나 있다. 그 누구도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버지를 찾아 브라질까지 온 아들에게 멩겔레는 “굶는 아이들에게 설탕
을 나누어 주었으니 영웅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한다.
난징에서 킬부림하던 군인은 장교가 시켜서 했다 하고, 장교는 장군에게
책임을 돌린다. 장군은 왕자를, 왕자는 왕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
왕은 자기도 모르게 일어났다고 하고, 왕자는 장군의 보고를 받은 바 없
다고 한다. 군인들은 어차피 상관의 명렁에 복종했을 뿐이다.
세상만 돌고 도는 것이 아니다.
정말 돌고 도는 것은 주인없는 책임이다.

인간은 직접 전쟁에서 자신의 눈으로 쳐다보면서 적군을 죽이고 난 후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내 책상 위의 빨간 버튼을 눌러
눈에 보이지도 않는 100만 명을 죽일 수 있다면?
혼자서 한 명은 죽일 수 있지만 100만 명을 죽일 수는 없다. 100만 명을
죽일 무기를 만드는 공장이 필요하다. 공장은 기계가 필요하고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과학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100만 명을 죽인
책임은 도대체 누구에게 있을까?

미국 뉴멕시코 주 사막 한가운데 로스앨러모스, 1942년 당시 최고의
천재들이 이곳에 모인다. 승승장구하는 나치 독일을 막을 수 있는
비밀 병기인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해서..
오펜하이머, 파인만, 폰노이만 같은 천재들이 참여하고 26조의 예산을
투자한 ‘맨해튼 프로젝트’는 1945년, 여름 드디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한다.

이미 항복한 독일 대신, 원자폭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지고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다.
하지만 두 도시에서 1억 도의 화염에 사라진 수많은 생명들, 어째서
그들이 난징대학살과 진주만 공격의 책임을 져야 했던 것일까?
핵무기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 역시 자신들의 책임에 괴로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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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교수의 글은 명쾌합니다. 어린 시절 독일로 이민을 가서
학교를 다니고, 미국과 일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덕에 지식의 양이
풍부하며, 독서량도 엄청나고 문장력도 있습니다.

미국의 MIT, 미네소타대학, 보스턴대학교에서 교수를 했고,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인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뇌과학을 통해서 여러 문제들을 풀어나갑니다.
철학적인 주제를 이제껏 철학자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헤쳐가는데
절대적으로 인문학도 과학이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저도 철학과 심리학 등을 포함한 모든 인문학이 그 바탕에 기본적인 과학적
팩트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오늘은 “책임”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100만 명을 죽일 수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를 때, 인간은 그 상대들을 마주보지
않았기에 죄책감 없이 누를 수 있습니다.
핵개발을 한 과학자들도 타인들과 책임을 분산시킬 수 있기에 죄책감이
덜합니다.
공동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도 북한과의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실타래는 점점 커져가고 있는 판세입니다.
엄청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스스로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인류는 과연 이 치킨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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