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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Jul 25. 2020

내 일탈의 아이콘, 떡볶이를 먹고 싶어

사물 에세이 #11

분식은 저에게 일탈입니다.

오랫동안 밥이 아니었습니다. 간식이었죠.

쌀밥에 국과 반찬을 먹는 식사를 대체할 수 없었다는 뜻입니다.

분식을 끼니 때 먹는다는 것은 일상을 벗어난 일탈이었다는 겁니다. 


언제부턴가 분식이 식사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햄버거와 후라이드치킨도 그렇게 되었죠.

먹으면 든든하고 가격도 만만찮고 칼로리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의사가 중성지방 고지혈증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건강검진 때마다요.

위장도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잡동사니를 먹으면 탈이 잘 나는 편입니다.

평소엔 간단히 먹으려 할 때에도 밥이 들어간 김밥을 먹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주말에 일탈을 실행할 때가 있습니다.

큰 늦잠은 아니라도 스스로가 게으르게 느껴지는 오전 시간대가 있죠.

점심인지 저녁식사인지 정의하기 힘든 시간에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지요.


오늘은 떡볶이를 10시에 주문했습니다.

머릿속은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고

배는 허기를 채우고 싶고

입은 쫄깃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맛을 보고 싶어

손가락은 배달앱을 누릅니다.


잘 압니다.

떡볶이는 맛있습니다.

영양가는 편파적입니다.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캡사이신은 반칙입니다.


떡볶이는 일탈입니다.


(홍대 조폭떡볶이, 동대문 엽기 떡볶이, 학교앞 다양한 떡볶이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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