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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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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원영 Jun 10. 2024

상하이 자유여행

2박 3일 중국 본토 여행

매년 최소 한 번씩은 놀러 나가던 유럽을 코로나 이후로 한 번도 나가보지 못했다. 코로나 말기부터 뉴노멀 시대에 들어와 싱가포르 두 번 다녀온 정도뿐. 여행에 대한 갈증이 더해져만 갔다.


여행이나 갈까?


여행의 시작

항공편 선택

약간의 심적 여유가 생긴 요즘, 적절한 시점에 휴가를 다녀와 보고자 제주도 티켓을 알아봤는데 항공권이 LCC로 해도 한 명당 27만원 정도나 하더라. 내가 아무리 호구라도, 이 돈 주고 제주도 여행은 못 가겠다 싶었다.

이번 여행 메이트인 짝꿍이 상하이에서 공부를 했던 게 기억이 났다. 우리 차라리 상하이로 가자, 비행기 얼말까? 한 명당 25-26만원 정도 하더라. 중국남방항공이 그 정도, 아시아나항공이 26-27만원 정도.


10년 넘는 스타얼라이언스 애호가지만, 이 짧은 여행 기간은 더 나은 여행시간을 확보해 주는 항공편이 낫다는 판단에 첫 중국 본토 여행을, 중국남방항공으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여행비자 발급

중국은 무비자로 여행/입국이 가능한 사증면제 국가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자유여행인 만큼, 여행비자 또한 따로 처리해야 한다.

중국 여행용 비자는 일반 관광비자별지(단체) 비자로 구분되는데, 우리는 동일 항공권 / 스케줄 / 숙소(호텔)로 움직이기 때문에 인당 약 2-3만원 가량 더 저렴한 별지비자로 선택했다.

필수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 이 경우, 중국 본토에 있는 현지인 연락망을 필요로 하는데 다행히 상하이에 거주 중인 중국인 친구가 있어서 더욱 고민 없이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한 달 정도를 상하이에 놀러 갈 생각 하나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환전

중국은 알리페이와 알리페이+ 네트워크를 활용한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모두 되기 때문에, 환전은 생략하려고 했다. 다만, 언제 어디에서 현금을 요구할지 모르기도 하고 (중국은 아니지만) 어떤 국가는 입국 심사 시 현금을 확인하기도 하니 혹시 몰라 극소량을 환전하기로 결정했다.

몇백 위안, 그러니까 10만원 미만의 돈 정도만 환전을 했는데 대충 CNY 위안화는 카카오페이를 통한 환전이 제일 조건이 좋았다. 내가 직원이라서가 아니고. 그냥 내게 가장 이득이어서 채택. 내가 쓰던 월급 통장으로 쓰던 은행에서도 위안화는 우대율이 너무 낮았다.




출발

중국남방항공

기내식

예정된 비행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

상하이 <> 서울/인천 거리의 비행에서 무슨 기내식이냐, 안 먹겠다 싶었지만 짝꿍이 대신 받아주었다. 기대를 아예 안 하고 어찌어찌 받았더니 그래도 먹을 만은 하더라. 닭가슴살에서 약간의 닭 비린내가 났지만,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았다.


스크래치

(아직까지도 중국에 대한 나의 편협한 선입견이 사라지지 않았던 상태) 셀프 체크인 메시지/메일도 오지 않아서 난생처음으로 비행기 꼬리칸을 탔다. 비행기는 꼬리가 가장 취약하다지. 게다가 이 창문의 스크래치. 여기까진 좀 두려웠다.

게다가 중국 사람들 진짜 왜 이렇게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신체 분비물들을 배출하시고, 승무원 요구사항도 철저히 무시하고, 휴대폰까지 풀 사운드로 틀면서 시끄러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진짜  중국 여행의 시작인가 싶었다. 내 자리 좌측 한국인 승객도 여러 정황상 중국에 자주 오신 분으로 합리적 추정을 할 수 있었는데, 이 분마저도 혀를 내두르시는 걸 보면 하필 내가 첫 경험부터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던 것 같다.


그런데, 출발 1시간 만에 방송이 나왔다. 얼마 후 랜딩 준비를 한다고. 모니터가 없어서, 현 위치를 모르고 있었는데 예정 시간보다 50~55분 정도 일찍. 그러니까 약 1시간 40분 만에 도착을 한다는 것.

여기서부터는 중국에서의 행복이 시작됐다.




도착

자기 부상열차

Maglev @롱양루역

하이테크 애호가인 나로선 무조건 타야만 했던 자기 부상열차 - 상하이 마그레브. 8분 만에 공항에서 도심까지 주파하는 이 열차는 내가 알기론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운영 중인 - 최대 시속 300km/h를 넘는 자기 부상열차이다.

자기 부상열차라는 말에 압도적인 승차감을 자랑할 줄 알았지만, 흔들림의 수준은 기대 이하

고급 열차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을 줄 알았지만, 시트 수준을 보았을 때 관리 수준도 기대 이하

최대 시속 300km/h를 4분 내에 기록하기 때문에 가속력이 체감되는 수준으로 매우 흥미로움 (일 2회는 430km/h까지 운행한다고 함)

지하철을 타면 1시간을 초과하여 시내까지 들어가야 하는데, 마그레브를 이용하면 30분 수준으로 시간 단축에 매우 효과적

마그레브 이용 시, 야외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간단하게 5가지로 느낀 점을 요약해 보았는데, 탑승 이용 가격은 왕복 80위안, 편도 50위안으로. 왕복 1.6만원을 상회하지 않는 수준이기에 시공간을 넘어서는 이동의 쾌적함, 새로운 기술 경험, 그리고 풍경 구경 등을 종합해 보면 가성비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1) 여담으로 중국에선 웬만한 가맹점에서 거의 다 카카오페이로 환전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마그레브 티켓을 결제할 때엔 실패했다. 하... 존심 상하게 알리페이로 결제했다. 어쩔 수 없지 뭐.

(2) 근데, 알리페이는 QR코드 스캔 속도가 왜 이렇게 압도적으로 빠르지? 내 업무와는 많이 달라도, 카카오페이 개선 필요점으로 기록 ✅

(3) 열차 문외한이다 보니(?) Maglev가 Magnetic levitation train. 즉 자기 부상열차의 줄임말인 줄은 전혀 몰랐다. 그냥 중국 자기 부상열차 고유명사인 줄. 이거도 몰랐다고 살짝 혼남




여행

난징동루(카페) > 와이탄 > 루지아주이(IFC, 리츠칼튼)

상하이 친구와의 만남

石藤 口力口非 @상하이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바로 짝꿍이 상하이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를 만나러 같이 나왔다. 카페에서 보자고 한 상하이 친구, ㅇ님. 저녁에는 바로 운영하는 매장이었는데, 이때까진 몰랐다. 여기가 상하이에서 먹은 모든 커피 중 가장 커피다운 맛이었다는 것을. 상하이 시민의 맛집인가, 정말 이렇게 작은 매장을 여행객 신분으로는 알 도리가 없다. (난 이런 걸 좋아하지만 ㅋㅋㅋ)

시그니처 메뉴인 간장라떼를 시켜보았다. 평범한 건 굳이? 과하게 짭짤하지 않았고, 에스프레소의 향은 진하게 남아있었고.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흑임자라떼가 더 맛있었다.


중국형 비둘기: CCTV

CCTV의 나라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떨다가, The Bund라고 불리는 와이탄으로 향했다. 호텔에서는, 그리고 약속 장소에서는 걸어서 굉장히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자주 오간 거리.

주변을 둘러보니 CCTV의 나라라고 느껴졌다. 정말 모든 이동객의 이동 데이터를 모두 추적할 수 있을 것만 같던 감시체계. 어찌 보면 이 매 신호등 위의 CCTV가 중국의 비둘기로 생각되기도, 그렇게 보이기도 했다.


와이탄: THE BUND

와이탄 거리

와이탄 거리의 끝에 황푸강이 나오며, 그 물결이 보이기 한참 전에 동방명주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카트라이더를 휩쓸 때 그렇게 말로만, 키보드로만 즐기던 중국 동방명주(?) 진짜 눈에 담아보았다. 드디어!

짝꿍이 내가 여길 진짜 좋아할 것 같다고, 서양의 양식을 좋아하는 내겐 딱 맞춤형이라던 그 확신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규모감과 자본의 향기가 느껴진다.


상하이 스카이라인

공기도 서울보다 맑았고, 가시거리도 좋았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담아본 루지아주이 방향의 풍경. 공기가 좋으니, 빌딩을 다시 색칠하는 해 질 녘 색감도 너무나 예쁘다.


루지아주이

미래에셋 @업무지구

루지아주이 IFC 쪽에서 낯익은 로고를 마주했다. 해외 금융중심지에서 마주하는 미래에셋 로고라니. 이런 것에 설레고 반갑다.


저녁 식사: 金色不如归·东京拉面

미쳐가는 감성

해가 아름답게 지면서, 동방명주를 뒤로 하고 IFC로 향했다. 배고프니깐.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적고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일본에선 미쉐린 1스타라는 것 같던데 상하이 분점인 것 같다. 콘지키호토토기수 상하이.


돈코츠 라멘, 매운 라멘, 치킨 가라아게를 사이드로 주문했다.

매운 라멘은 중국식으로 해석된 메뉴로, 마라맛이 딱 맛있는 정도로 알싸하게 느껴졌다. 일본식 음식점이라도, 이 메뉴에서만큼은 중국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는 한국에서도 잘 느낄 수 있는 맛있는 라멘집의 맛.


이 정도 위치에서, 이 정도 서비스, 프라이빗한 내부 인테리어라면 가성비도 좋다. 메뉴당 2만원 미만.

이 매장을 시작으로 상하이의 거의 모든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에 성공했다.


IFC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바로 앞에 있던 디즈니 스토어에 갔다 왔다. 약간 소화를 시킨 후에 첫날 저녁, 핑거푸드와 함께 칵테일을 마시려던 계획이었기 때문에 간단한 구경.




밤: Flair @Ritz-Carlton

난 상하이를 내려다보는 분위기를 눈에 담고 싶어서 왔다지.

저녁에 예약해 두었던 바에 도착했다.

Flair Rooftop

특별 요청(?)에 힘입었는지, 서비스로 가장 좋은 위치로 안내를 받았다. 따듯한 실내에서, 막힘 없이 상하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상하이의 히스토리를 기억할 칵테일과 반찬들, 그리고 사진을 까먹은 과일 접시(...)

짝꿍이 상하이에서 학교를 다닐 때 오고 싶다던 곳을 이제야 같이 왔다. 서로에게 참 좋은 추억이 될 법한 스토리다. 동방명주를 올라가는 것보다, 그 앞에서 같은 눈높이로 상하이를 내려다보고 그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흔한 칵테일을 시켜도 좋지만, 오늘만큼은 상하이의 히스토리를 담은 칵테일들을 골라봤다. 맛 측면에서 메뉴 선택은 좀 실패했지만, 당신이라면? (1) 젖은 김 한 장이 얹혀진 칵테일 vs (2) 민트처럼 보이지만 칠리의 매콤함이 가미된 칵테일


사진은 까먹었지만, 과일도 너무 좋았다. 수박, 용과, 딸기, 패션후르츠, 멜론, 게다가 샤인머스캣 몇 알까지. 딸기가 평균 대비 좀 많이 새콤했지만, 무르지 않았고 난 새콤파니까 괜찮았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데, 칵테일은 3만원 정도, 간단한 디쉬 메뉴들은 2-3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가격도 싼 편.

상하이 리츠칼튼도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된다.


Flair @Ritz-Carlton

짝꿍과 함께 10년 전 추억으로 돌아가던 시간여행, Day 1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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