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스쿨_학습일지 11
2024.03.14
오늘의 회고로써 남기는 글의 주제는 '가치'이다. 특별히, 참고가 된 서적은 '인스파이어드'라는 책이며 내용적으로는 제로베이스의 강의를 들으며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함께 '가치'라는 것의 특징과 서비스 기획의 측면에서 '가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자.
제품이 성공하더라도, 비전과 사업 목표가 부재한 집단은 팀원의 사기 저하, 제품 혁신의 고갈, 발전 속도의 감소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책과 강의를 통해 요약해 본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장이다. 지금까지 PM직무에 관한 공부와 훈련을 받으면서 초점을 맞췄던 것은 '어떻게 하면 제품이 성공할 수 있을까?'였다. 작게는 스스로 PM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반영되었던 것으로 평가되지만, 크게는 PM의 역할을 스스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성공시키는 사람으로 단정했었던 듯하다. 앞서 서비스 기획으로 오랜 연차가 된 사수가 부사수에게 지적하듯, 주니어 단계의 '나'에게 아니나 다를까 가장 간과하고 있던 부분을 짚어내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주니어 단계의 기획자가 해당 직무를 담당하며 가장 크게 하는 실수는 기획자 스스로도 프로세스의 플레이어가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프로덕트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들을 관리하며 개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획자 본인에게 주어진 Role에 몰입한 나머지 다른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커리어리 등의 많은 커뮤니티에서 주니어 단계의 기획자들이 스토리 보드를 작성하는데, 기획서를 작성하는 업무에만 치중하여 서비스의 흐름 혹은 프로젝트의 프로세스 자체를 보지 못한다는 류의 글들이 많은 것에서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주니어 단계이기에 괜찮아.' 혹은 '주니어 단계에선 그럴 수밖에 없어.'라고 위로하기엔 서비스 기획자가 된 '나'에게 영향을 받은 팀원들과 심지어는 출시한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겪을 상황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고민하여 그 위험성을 낮추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스파이어드에선 이를 아주 강력히 꼬집고 있는데, 제품을 만들어가는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제품이 성공하더라도 본인이 속한 팀에 비전과 사업 목표가 부재할 경우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함께 일하던 팀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결국 팀을 나가는(이직하는) 일이 발생하고, 제품 자체의 혁신이 고갈되고, 발전 속도가 감소하여 결국은 제품의 수명이 다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에 정답이 있다. 제품을 만드는 팀에는 비전과 사업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전과 목표에는 선언적 명제가 포함된다. 선언적 명제라고 함은 일반 명제 중에서도 주장이 표현된 문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장에는 언제나 주장을 하는 사람의 생각이 들어가게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가치'라고 부른다. '가치'는 세상을 보는 창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같은 물을 보더라도 A라는 사람은 마실 생각을 하기도 하고, B라는 사람은 H2O라고 말하기도 하며, 얼음이 녹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지어 C라는 사람은 흐른다는 느낌을 말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것을 보더라도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속해있는 팀이더라도, 결국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제안하는 업무를 하는 제품팀에선 특정 부분들을 이해하는 방식인 '가치'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가 공유되어 있지 않는다면 각자가 생각하는, 이해하는,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 서로 다른 결과물을 내놓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가치'라는 것은 휘발성이 강하다. 보이지 않는 영역이기에 끊임없이 반복해서 공유하지 않는다면 보이는 것에 의해 우선순위가 밀리게 된다. 보이지 않지만 방향을 제시하고 있던 '가치'가 사라지게 되면, 현재 눈앞에 보이는 업무 자체만 보이게 된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표지판을 보면서 길을 찾아가다가 표지판을 보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 운전만 하고 있고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계속해서 상기시켜야 한다.
'가치'는 이런 특성도 있다. 여기에서 저기로 전이되는 운동성을 띄고 있다. 물론 쉽게 전이되는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전파력이 강력하다. 누군가의 가치관을 변경시키는 것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팀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IT 제품팀에서 계속해서 '가치'를 팀원들에게 부여하라고 요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제품 에반젤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에반젤리스트라고 하면 종교를 전하며 전도된 사람이 열렬한 팬이 되도록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IT 제품을 이와 같이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서 이를 적용한 것이다. 이유를 설명하여 합리적으로 이해한 사람이 제품의 팬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제품이 가진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을 통해 경험한 사람이 그 제품의 열렬한 팬이 되는 것이다. 이는 제품의 고객(사용자) 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팀원 역시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해석하는 기준인 '가치'는 휘발성이 강할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전이될 수 있는 운동성이 있다. 휘발성의 측면에서 동일한 가치를 팀원에게 설득하더라도 그들이 이를 놓치며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이라는 운동성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서비스를 기획하고 이를 책임지는 기획자는 끊임없이 팀원들에게 가치에 관해 선언해 전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치가 공유된 제품팀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그 가치가 전달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추후에 더 공부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제품팀의 가치 공유가 고객에게도 전이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는 논리적 연관성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된 자료를 더 조사해 본 후 기회가 된다면 제품팀과 고객의 가치 공유에 관하여 살펴보고 싶다.
우선, 오늘의 회고를 통해서는 업무 자체에 빠져 방향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가치'를 되뇌는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