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king Dec 28. 2018

밀레니얼 세대의 Queen

보헤미안랩소디를 보고 훌쩍훌쩍 울어버렸다


개봉한지 꽤 지났음에도

보헤미안랩소디 열풍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시즌이 시즌인지라

클래식한 크리스마스 캐롤들이 차트를 차지할 타이밍임에도 불구하고

퀸에게 점령당했다며 웃픈 표정을 짓던 레이블사가 생각이 난다.

-미팅이 끝날 때 쯤 다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퀸이니까요'하며 끄덕끄덕-


1975년 발매된

그러니까 43년된 Bohemian Rhapsody가

이글을 쓰는 시점에도 일간차트(멜론기준) 19위에 당당히 자리하고있고

동명의 영화가 약 480만 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中

(11월 마지막주 기준)

현재 900만..!!


여기까지 쓰고 묻어뒀다가,

지난 주말에 싱어롱 버전으로도 관람하고 와서

마저 이어서 써본다.

(가 벌써 몇 주 전.. 이제는 한국의 흥행수익이 영국을 뛰어넘어따!)




연일 기사들이 쏟아진다.

실업률이...

경기 성장이 전년 대비...

어렵다, 어렵다, 어렵다


98년 외환위기를 겪을 때

집 앞에 젊은 오빠가(지금의 내 나이정도가 아니었을까)

붕어빵 장사를 했었는데, 혈육이의 손을 끌고 그앞에서 하루에 두마리씩 꼭 사먹곤 했다.


놀이터에서 하루종일 놀다가

집에 와서 또 자기전까지 놀고

참 즐거웠던 시절이었다-라고 기억하지만

돌이켜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여느 집들이 그렇듯

어른들의 한숨소리가 늘어갔고

무엇인가 좋지 않게 변한다는 느낌은 받고 있었으니-!


나와 친구들은 직접 그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오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적인 배경 어딘가 한구석에 함께 있었던것이다.


그런 유년기를 겪고

청소년기를 맞았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지

휴대전화-핸드폰-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회색의 안테나를 쭈욱 빼쓰던 그 핸드폰에서

모토로라, 노키아, 삼성, SKY등 알록달록 컬러풀한 핸드폰들이 등장하더니

버튼이 사라지고, 화면에 직접 터치를 하게 되고...!!(연아의 햅틱 기억하는 분..ㅋㅋ)


더불어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통화나 문자가 아닌 '메신저 앱'으로

소통하기 시작한것.

SNS역시 관계의 새로운 장으로 부상!

미니홈피->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거치며

오프라인 위주의 관계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그 전보다 더 많은

소속과 그룹을 가지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많은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이 인간관계로 혹은 자아실현 혹은 그 어떤것이든간에.


영화 초반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John Reid: So, tell me. What makes Queen any different from all of the other wannabe rockstars I meet?

Freddie Mercury: Tell you what it is, Mr. Reid. Now we're four misfits who don't belong together, we're playing for the other misfits. They're the outcasts, right at the back of the room. We're pretty sure they don't belong either.

We belong to them.


misfit

belong

together


영화를 처음 봤던건

11월의 거의 끝자락이었다.

이런저런 일도 너무 많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대로 쌓여있던 상태.

그 날도 역시 야근을 하는데

이대로 집에가서 또 기절했다가

다음날 출근을 하자면

그 출근하는 버스안에서 내가 터져버릴것 같았다.


명동성당과 남산타워의 불빛을 보며

너무너도 즉흥적으로

심야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예매해버렸고

10시 30분, 회사를 탈출했다.


거의 만성피로인 처럼

피곤하다를 입에 달고 살던 날들이어서

혹시라도 보다가 잠들면 어쩌지

퀸을 그렇게 잘 아는건 아닌데 집중을 못하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집에오니

오히려 심장이 두근대서

해 뜨는걸 봐버렸다...!


어떻게보면 정말 흔한

유명인, 셀럽의 성공스토리.

외국인 이민자가 성공하는 이야기.

평범했던 사람이 평범하지 않은 전설이 되는 이야기.

누구나 꿈꾸는 이야기.

뻔하지만 적당히 울림을 주는 이야기.


그렇지만

지쳐있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준건 아닐까?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영화에 열광하는건 아닐까?


참 쉽지않은 시대를,

시간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내일 아침을 맞이하는건

막연하고 뚜렷하지는 않아도

모두의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무언가에 대한 열정 때문이 아닐까... :)





a.

영화를 처음 보고온 날(11월) 이 글의 제목을 쓰고 방치. 너무나 많은 감정과 생각이 섞여 2회차 관람을 하고 쓰자며 미뤄두었다.


b.

2회차 관람 후 첫 문단을 쓰고 이 막연한 감상문을 어떻게 써야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잠시 고민만 했는데!! 어느 새 2019년도 문턱 앞에 와버렸다 oh no 에라 모르것다 생각나는대로 쓰고보쟣ㅎ


c.

사실 영화가 대박이 난 이유는 다 필요없고 이거 하나인것 같다.


Queen이 쩔어서!


혹시 아직 안 본 분들중 보러갈 계획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꼭!! 조금 더 비싸더라도 사운드가 좋은 관에서 관람하는걸 추천!

개인적으론 메가박스 MX관을 선호합니당



d.

전현무를 비롯해

다수의 연예인들이 프레디와 퀸을 패러디했는데

틱톡에도 등장-

http://vt.tiktok.com/w4NW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재미있는 세상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