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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유 일기

다가갈 용기를 못 내겠다

요즘 엄마를 대하기 힘들다

by 빽언니

엄마가 내게 전화를 했다.

'아.. 엄마를 잊고 있었네'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에게 가지도 못했고 전화도 못한 것 같지만 난 아마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 거다.


엄마는 때론 희생적인 엄마였지만, 남동생만 편애하는 일관된 모습을 평생 보이고 있어서, 문득 생각날 때마다 확 미워지는 엄마다. 평생 섭섭하다. 엄마라면서 나한테는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거부당하고 차별당하고 제쳐진 상처를 기억하는 사람은 가해자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힘든 거다. 용기를 내기 어렵다. 다시 거부당하고 차별당한 느낌의 매운맛이 싫기 때문이다.


친엄마인데도 안 좋은 기억 여러 개가 떠오를 때마다 이다지도 가까이하기가 껄끄러운 걸 보면, 나는 '그러려니' 하며 체념도 못하고 , '그럴 수 있어'라는 이해도 못했나 보다.


이제 칠순 노인인데 자주 가 봐야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이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나에게 좀 더 시간을 줘 보자. 마음 편안한 어른으로 성숙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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