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한국이다
남편은 절규하듯이 SOS를 쳤다
"아줌마 고기 타요"
고기가 판 위에서 타들어가는 데도 아무도 안 오고 뒤집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서빙하는 아줌마도, 주방 아줌마도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끄러미 이상한 놈 쳐다보듯 하더니 그중 목소리 큰 아줌마 한 분이
"아 빨리 뒤집어요"라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아차~! 맞다. 여긴 한국이었지'
94년부터 중국에 사는 남편,
중국의 한국식 고깃집은 옆에 복무원 아가씨나 직원들이 한 명씩 붙어서서 고기를 맛깔나게 구워준다.
남편이 그런것만 받아먹은 세월이 30년이 가까워진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친구랑 고기 구우며 한잔하려 했을 때
고기를 스스로 굽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 살면서 배인 습관이 고스란히 들통이 난 거다.
살던대로만 살다 띵하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으리라 ㅋㅋ
너무 오래 한국바깥에서 살던 사람들은
한국에 올 때마다 유심칩 갈아 끼우듯이
기억과 태도를 깔아 끼워야 하는 게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