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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언니 May 08. 2019

도대체 뭘 어쩌라고요?

아직도 고것이 알고 싶다

그녀는 무녀독남 외아들과 결혼을 했다. 시어머니는 한국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명문여대를 나오신 분으로 소위 배웠다는 분이다. 어거지없이 논리적일 것이라고 여겨지는 분인데 의외로 그렇지 않고 다른 시엄마들이 하는 건 다 한다.


한 번은 시가에서 며칠 머무는 데 하루 이틀은 평소와 다름없이 말씀도 잘하시고 대화도 잘했는데 어느 날은 머리 싸매고 드러누워서 안 일어났다고 한다.


어디 편찮으신 건가 하고 눈치를 보고 있자니 시아버지가 그녀더러


" 어미야 가서 어머니에게 잘못했다고 해라" 라며 눈을 끔벅끔벅하셨다

" 아버님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라고 되물었더니

" 아니 글쎄 그냥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라고 한마디 하면 된다"


이해도 안 되고 기가 찼지만 그대로 시키는 대로 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시어머니는 등 돌리고 누워있었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 알면 됐다"  


황송하게도 용서의 리액션은 빨랐다.

그런데 그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때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헛웃음을 웃는다.

시엄마들은 가끔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사춘기 소녀들처럼 삐지는 거려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큰 트러블을 일으키고 싶지 않으면 그냥 시어머니가 생각하는 시어머니의 지위를 우위에 있는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게 평화롭다고 했다. 시어머니에게 그녀가 제안이라도 하려면 " 네가 나를 가르치려니 드니?"로 끝나기도 했다고,  평화로울 수 있는 관계를 그냥 자기 하나 참으면 유지된다고 했다. 어리광 부리는 아가도 아니고 대화도 안되고 아들의 아내인 며느리에게 화가 난다며 며느리에게 무조건 빌게 하는 이런 시추에이션이 여러번이라고 한다.


며느리를 편안하게 대할 수는 없나 보다.   

며느리는 당연히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생각의 틀을 버리는 게 시엄마에게는 참 힘든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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