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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언니 Jun 07. 2024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에

주름지고 늙고 다치고 정신을 잃고...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 인구는 약 250만 명. 인구에 비해 그리 적은 숫자는 아닌데 등록 안 하거나 못한 사람들도 있을 테니 더 많아 질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에 50퍼센트가 지체장애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지하철에서 이동권에 관한 주장을 하며 휠체어 타고 시위를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들은 일반적으로 신체활동이 불편한 경,중증지체장애인들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등록된  것은 약 10퍼센트의 시각장애인. 그 시각장애인의 90퍼센트 가까이가 점자해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일반시민들은 잘 모를 것이다.


세 번째로 많은 숫자는 8퍼센트에 해당하는 지적장애인이다. 지능지수 70 이하로 학습 및 일상생활 등에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로 현재는 1~3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사기사건의 타깃이 되거나 가스라이팅되어 노예처럼 부림을 당하는 사건이나, 감언이설에 속아 금전을 갈취당하는 사건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


네번째로 4퍼센트에 달하는 정신장애, 흔히 미친 사람이라고 불리는 정신분열, 조현병, 우울장애, 정동장애가 이에 속한다. 자폐성장애인도 전체등록장애인의 1퍼센트에 해당되는데, 타인의 도움 없이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되었지만,  한국은 사실 1977년에 <특수교육진흥법>이라는 장애 관련 최초의 법률이 이미 제정된 곳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런 면에서는 서구의 어떤 나라보다 일찍 인식을 하고 있던 내공 있는 사회일 수 있다.


전국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증가한 것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오랜 끈질긴 요구와 투쟁 덕에 얻어낸 것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들만 누리는 특혜가 아니다.  엘리베이터가 모든 역에 깔리면 비장애인 노인들도, 몸이 일시적으로 불편한 젊은 이들도, 유모차 끄는 부모와 아가들까지 편해진다.


시위현장에서 한 시민은 "장애인들이 무임승차 하지 말고 돈 내고 타면, 엘리베이터가 다 깔릴 것이다"라며 장애인 무임승차를 비판했다고 하지만, 전체 장애인 무임승차는 전국 노인 무임승차의 1/5도 안된다고 한다. 실제로 장애인 등록인구의 69퍼센트가 65세 이상의 고령장애인인 걸 알면, 장애인이어서 무임승차를 하는 게 아니고 비장애인처럼 <고령화>되었기 때문에 누리를 혜택을 받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얼마되지도 않는 저상버스에 대한 만족도도  (일반인> 유모차> 휠체어 장애인)순이었다.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막상 저상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탑승과 안전장치 체결에 시간도 걸리고 버스기사의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반면 노약자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훨씬 만족스럽게 저상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통계를 보면, 새로 장애인에 등록된 사람 중에 '3분의 2'인 5만 4천여 명이 60살 이상이다.


장애인이 늘고 있다. 건강한 사람도 나이를 먹어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50대 중반 이후의 연령대의 사람이라면, 후천적으로 질환이랑 사고로 장애인이 될 확률이 더 늘고, 뇌졸중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장애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어서 노인의 장애인 편입률이 높아질 것이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장애출현율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진짜 본질이라는 접근을 통해서 보고 우린 서로에게 경계가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편하면 일반인도 편하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공공시설의 <디폴트값이 장애인을 위한 설비나 구조로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장애인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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